(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 미국프로농구(NBA)의 간판 센터 간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2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2위에 그친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가 드디어 니콜라 요키치(덴버)를 넘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두 선수는 5일(한국시간) NBA 사무국이 발표한 MVP 후보 랭킹에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요키치가 1위, 엠비드가 2위다.
MVP는 미디어 투표로 정해지는 터라 사무국이 뽑는 순위가 아무런 효력은 없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이 매주 집계하는 만큼 충분한 '참고 자료'는 된다.
이 자료로 보면 MVP 경쟁은 이미 2파전으로 굳어졌다. 지난달 10일자 발표부터 한 달 가까이 두 선수가 1, 2위를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선 요키치는 올 시즌에도 중반부터 줄곧 'MVP 1순위'의 위상을 굳히며 3연속 MVP의 영광을 누릴 공산이 커 보였다.
이 독주 구도는 지난달 17일 사무국이 처음으로 엠비드를 MVP 1순위 후보로 올리며 깨졌다. 엠비드는 지난달 24일에도 1위를 지켜 '요키치 천하'를 끝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 발표에서는 요키치가 다시 1위로 치고 올라서며 2시즌 연속 MVP의 저력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맞대결에서 25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116-111로 덴버 너기츠의 승리를 이끈 덕이다.
MVP 후보 간 맞대결로 주목받는데도 엠비드가 휴식을 이유로 결장하면서 요키치에게 여론이 다시 쏠렸다.
하지만 막판 다시 변곡점이 찾아왔다.
5일 필라델피아가 54승 25패(승률 68.4%)로 고공행진 중인 보스턴 셀틱스를 103-101로 꺾는 데 엠비드가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엠비드는 무려 52점 13리바운드로 맹폭했다.
같은 날 펼쳐진 서부콘퍼런스 1위 덴버(52승 27패)는 서부 최하위 휴스턴 로키츠(20승 60패)에 103-124로 무력하게 졌다. 14점에 그친 요키치는 실책을 8개나 저지르며 고전했다.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자 필라델피아의 수장 닥 리버스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개 지지 선언'을 냈다.
리버스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들에 "MVP 경쟁은 끝났다"며 "(우리 팀 선수라) 편파적이긴 하지만 엠비드는 팀 점수의 절반을 넣었다"고 지지했다.
리버스 감독의 칭찬처럼 엠비드의 강점은 가공할 득점력이다.
엠비드는 평균 35분가량을 뛰고 33.3점을 올리고 있다.
1위를 달리는데 필드골 성공률도 54.7%로 준수하고, 요키치(23위·24.8점)에 9점가량 앞선다.
상징성도 있다. 이대로라면 엠비드가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르는데, 센터 중에서는 1974-1975, 1975-1976시즌 밥 맥아두 이후 최초다.
'3점의 시대'로 평가받는 최근 NBA에서 두 시즌 연속 센터로서 최고 득점력을 뽐낸 것이다.
이번 수상을 위해서는 요키치도 상징성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
이미 2차례 MVP를 수상한 요키치를 향한 잣대는 다른 MVP 후보와 비교해 엄격하다.
1956년부터 시작한 수상에서 3연속으로 MVP에 오른 건 1960·1970년대의 전설적인 센터 윌트 체임벌린(필라델피아), 빌 러셀, 그리고 1980년대 최고 스타 래리 버드(이상 보스턴)뿐이다.
마이클 조던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라 투표자들을 납득시킬 요키치만의 '새 역사'가 필요하다.
24.8점 11.9리바운드 9.8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요키치는 역사적인 '시즌 트리플더블'에 도전 중이다.
현재 68경기에 출전, 668개 어시스트를 배달한 터라 남은 정규리그 3경기에서 14개씩 더한다면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1946년 출범한 NBA에서 평균 기록으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선수는 오스카 로버트슨(1961-1962시즌), 러셀 웨스트브룩(2016-2017·2017-2018·2018-2019·2020-2021시즌)뿐이다.
두 선수 다 가드로 센터, 포워드 중 이 기록을 낸 선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