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뉴질랜드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올 화이츠(All Whites)'가 여자팀에서는 사라진다. '생리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다.
뉴질랜드축구협회(NZF)는 여자 대표팀 홈 유니폼의 흰색 반바지를 청록색으로 바꾼다고 4일 밝혔다.
NZF는 "흰색 반바지가 포함되지 않은 여자 대표팀 유니폼 키트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여자 선수들에게 흰색 반바지를 강요하지 않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춘 변화"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여자 대표팀은 홈에서 치르는 7일 아이슬란드, 11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새 유니폼을 착용할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공동 개최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도 새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올 화이츠'는 40년의 역사를 가진 뉴질랜드 축구대표팀의 상징색이다.
뉴질랜드 남자 대표팀이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예선에서 양말부터 상의까지 모두 흰색으로 된 유니폼을 입은 게 시작이다.
여기에 검은 유니폼을 입어 '올 블랙스(All Blacks)'란 애칭을 가진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처럼 최고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더해지면서 올 화이츠는 뉴질랜드 축구 대표팀의 상징색으로 완전히 굳어졌다.
여자 대표팀 역시 홈 유니폼을 '올 화이츠'로 입어왔다.
하지만 생리혈이 드러나기 쉬운 흰 유니폼은 여자 선수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뉴질랜드 여자 대표팀 스트라이커 해나 윌킨슨은 "생리 불안감을 느끼는 여자 선수들에게 흰색 반바지가 사라진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면서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는 경기력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와 마찬가지로 상하의 모두 흰색으로 유니폼을 입던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도 반바지를 파란색으로 교체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새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교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잉글랜드 공격수 베스 미드가 지난해 "한 달 중 '그날'이 오면 (흰색 유니폼은)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역시 이번 4월 A매치 기간 치르는 브라질, 호주와 평가전부터 새 유니폼을 착용한다.
앞서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 여자팀이 반바지 색깔을 각각 감색과 진홍색으로 바꿨다.
출전 선수들이 모두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빡빡한 '드레스 코드'로 유명한 윔블던 테니스 대회도 올해부터 이 규정을 완화해 여자 선수들이 짙은 색 속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