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월드스타 김연경(흥국생명)이 15년 만의 정규리그 정상 등극을 코앞에 뒀다.
2005-2006시즌 프로 데뷔한 김연경이 가장 마지막으로 V리그 정규리그 1위의 감격을 누린 시즌은 2007-2008시즌이다.
이후 2009년 일본을 시작으로 터키, 중국 등 해외 리그에서 활약해왔다.
그리고 15년이 흘러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제패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둔 것이다.
흥국생명은 11일 KGC인삼공사를 꺾고 승점 3을 보태 76점을 쌓았다. 잔여 두 경기에서 승점 1만 얻으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처했던 흥국생명의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극적인 결과다.
직전 시즌 흥국생명은 김연경 이적,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세영의 은퇴 등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김연경이 1년 만에 복귀했지만, 권순찬 전 감독 경질 사태로 파행을 겪으며 약 50일간 사령탑 없이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감회가 남다른 듯 "작년에 6위 팀이었고 올 시즌도 어려움이 많았잖나"라며 "그런데 그럴 때마다 (위기를) 잘 이겨내고 승점을 잘 지키다 보니까 정규리그 1위가 정말 눈앞에 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연경은 "아직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짓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 "이 성과를 위해서 선수들, 감독님, 코치진, 프런트 등 정말 많은 분이 고생했다"고 공을 돌렸다.
15년 만의 정규리그 1위를 앞둔 감회를 묻자 "기회를 잡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며 "저와 (고참인) 김해란 언니가 함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제 남은 두 경기와 포스트시즌을 앞둔 상황에서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를 거치며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는 한 명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합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이 시기에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은 선수가 없다"며 "누구 한 명이 경기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팀플레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훈 선수 인터뷰에 함께한 세터 이원정은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팀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GS칼텍스에서 트레이드된 이원정은 '백업 세터' 꼬리표를 떼고 주전으로 뛰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햄스트링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한다.
이원정은 "(몸 상태가) 좋지는 않은데 팀이 승리하는 것만 생각했다"며 "우승을 (일찍) 확정 지으면 좀 더 쉴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으니까 그거만 생각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는 "경기장에 들어가면 공 하나만 보려고 하고 옆에서 김연경, 김해란 등 언니들이 잘 잡아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