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은 11일 흥국생명전에서 패한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KGC인삼공사(승점 53·18승 17패)는 이날 승점을 얻지 못해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54·18승 16패)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도로공사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6을 얻는다면 인삼공사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마저 불가능해진다.
V리그에선 3·4위 팀의 승점 차가 3 이하일 경우에만 두 팀 간에 준PO가 열린다.
게다가 인삼공사를 기다리는 마지막 경기 상대도 2위 현대건설이기에 상황은 더욱 여의치 않다.
고 감독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가 끝난 뒤 "(정규시즌 종료까지) 한 경기가 남았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승점) 1점이 부족한 것이 제 배구 인생에서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시즌 막판 6연승을 달리며 '봄 배구' 가능성을 끌어 올렸던 인삼공사였기에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 같은 경기를 이겨내야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고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못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승점 3을 보탠 흥국생명(승점 76)은 잔여 두 경기에서 승점 1만 얻으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 부임 후 성적은 2승 2패다.
아본단자 감독은 "무척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3-0으로 이겨서 매우 기쁘다"며 "한 경기가 아니라 여러 경기를 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승부처로는 초중반 리드를 내줬다가 역전에 성공한 3세트를 꼽았다.
최대 넉 점 차까지 뒤지던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김미연, 김연경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15-15 균형을 맞췄다.
이후 19-19에서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석 점 차로 앞서나갔고 25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3세트 들어 서브와 블로킹에서 집중력을 잃었던 것 같다"며 "대신 공격에서 최대한 집중해 노력했기 때문에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활약해준 주전 세터 이원정에 대해선 "5일 정도 쉬고 훈련에 한 번 참가한 것에 비해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