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호로 꼽히는 일부 유럽 대표팀이 '내분'으로 떠들썩하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일부 간판선수가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감독은 결백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코린 디아크르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8일(현지시간) 대리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폭력적이고 기만적 중상모략이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디아크르 감독은 "상대는 월드컵 4개월 전 내 개인적, 직업적 진실함을 망설임 없이 때리고 있다"며 "이런 작전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앞서 프랑스의 주축인 중앙 수비수 웬디 르나르(올랭피크 리옹)는 지난달 24일 더는 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RMC스포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르나르는 디아크르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으면 대표팀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42경기에 나선 르나르는 7회 연속 FIFA-FIFPRO(국제축구선수협회) '월드 11'에 뽑히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다.
르나르는 소셜미디어에 "최고 수준에서 멀어진 현 대표팀 시스템을 더는 지지할 수 없다"며 "슬프지만 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썼다.
이후 공격수 마리앙투아네트 카토토와 카디디아투 디아니 역시 르나르를 따라 대표팀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디아크르 감독은 2017년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17) 8강에서 탈락한 직후 르나르의 대표팀 주장직을 박탈했다가 2021년 다시 완장을 돌려줬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이런 사적 앙금에 더해 르나르가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 전술, 선수 선발 기준, 훈련 계획 등이 체계적이지 못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전했다.
르나르처럼 현역 시절 프랑스 여자 대표팀의 '캡틴'이자 중앙 수비수로 A매치 100경기를 넘게 뛴 디아크르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쥘지는 9일 예정된 프랑스축구협회 내부 회의에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아크르 감독은 성명에서 "계속 내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자랑스럽게 하겠다"고 밝혔다.
여자축구 '강호' 중 내분으로 시끄러운 팀이 프랑스만은 아니다.
2년 연속 FIFA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힌 알렉시아 푸테야스(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9월 15명의 선수가 호르헤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반발, 보이콧에 돌입했다.
선수들의 반발 속에서도 스페인축구협회의 지지를 받아낸 빌다 감독은 계속 지휘봉을 쥐고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15일 호주, 스페인, 체코, 자메이카가 출전한 친선대회가 열린 호주 시드니에서 취재진과 만난 빌다 감독은 이와 관련된 질의에 "다소 무례하다"며 날을 세웠다.
당시 주축 선수들이 빠진 선수단으로 대회에 나선 빌다 감독은 "내가 훈련시키고 싶은 선수들로 최고의 팀을 꾸렸다. 다른 건 더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