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한국 야구 대표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시원한 홈런포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비법은 '강팀에 주눅 들지 않고, 약팀에 자만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후배 선수들에게 같은 조언을 했다.
두산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승엽 감독은 WBC가 화두에 오르자 "국제대회에서 '원사이드(일방적인) 게임'은 잘 나오지 않는다. 우리 대표팀이 자만하지도, 위축되지도 않았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WBC 1라운드 B조에 속한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9일 호주,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차례대로 맞붙는다.
B조 최강은 WBC 우승을 노리는 일본이다.
한국은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고, 호주에는 앞선 'B조 2위 전력'을 갖췄다.
B조 상위 2개 팀은 8강 진출권을 손에 넣는다.
한국은 첫 상대 호주를 꺾으면,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는다. 그리고 다음 날 숙적 일본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이 역대 최강 전력을 꾸렸다고 해도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연봉 차가 크지 않나. 때로는 '튼튼한 몸 하나만 믿고 간다'는 마음으로 그냥 붙어보는 것도 좋다"고 일본전을 앞둔 대표팀 후배들이 부담을 덜어내길 바랐다.
이 감독은 오히려 전력이 약한 호주와 만났을 때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올스타와 연습 경기를 해봤는데 좋은 선수가 꽤 있었다"며 "우리가 초반에 앞서간다고 해도 긴장을 풀지 않아야 한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당부했다.
이승엽 감독이 꼽은 '2023 WBC 한국 대표팀에서 주목할 타자'는 강백호(kt wiz)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잘했으면 좋겠고, 잘할 것 같다. 강백호가 지난해 부진(타율 0.245, 6홈런, 29타점)해 비시즌에 준비를 잘했을 것이다. 원래 좋은 선수지만, 독기를 품으면 더 잘할 수 있다"고 강백호를 지목한 이유를 설명한 뒤 "강백호는 언제든 담을 넘길 수 있는 거포다. 정확도에 신경 쓰면 도쿄돔을 넘기는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