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미하엘 뮐러 신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을 축구 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으나 의구심을 모두 해소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마이클 뮐러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뮐러 위원장이 밝힌 선임 과정에 따르면 처음 감독 후보는 61명이었다. 이 가운데서 23명을 추리고, 이를 5명, 2명으로 좁힌 끝에 낙점된 게 클린스만 감독이다.
하지만 최종 2명 중에서도 우선 협상 대상자였다는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면에서 다른 감독들보다 우수했는지, 그가 제시한 비전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 어려웠다.
통역 과정에서의 오류도 있었지만, 뮐러 위원장은 질문의 핵심에서 벗어나는 답변을 주로 했다.
그는 일련의 과정을 묻는 말에 언제 후보를 몇 명으로 좁혔는지 등에 관한 대략적인 절차만을 반복해 이야기했다.
축구협회는 앞서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 등 5개 기준을 세우고 감독 후보들과 접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후보 5명과 각각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과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동기부여가 잘 돼 있어서 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후보가 5가지 기준을 충족했는데, 그중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강한 성격 등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었다. 가장 분명한 건 그가 한국 대표팀 감독을 상당히 원하고 있었다는 점, 함께 발전할 마음과 관심이 다른 후보와 비교해 상당히 컸다는 것이다. 축구 감독으로서의 조건도 충족하지만, 관리자(manager)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명성이 높다.
선수 시절 독일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그는 은퇴 후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6년 자국 월드컵에서 3위의 성적을 냈고, 이후 미국 대표팀을 이끌며 2013년 북중미 골드컵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이뤄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미하엘 뮐러 신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 [email protected]
하지만 그는 2020년 2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을 맡은 뒤 77일 만에 사퇴했고, 그 뒤로는 야인으로 지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활동했으나, 감독으로선 3년의 공백이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의 전문성, 전술적인 역량 등에선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뮐러 위원장은 "축구는 전술만이 답은 아니다. 어떻게 선수 개개인을 살리고, 스타플레이어를 관리하느냐도 문제다. 여러 요소를 통해 팀워크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전술적인 부분만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리더십'과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현장 감각에 대한 우려에는 "FIFA TSG로 카타르 월드컵 참석했다. 이런 부분을 볼 때 전술적인 부분 외에 현대적인 기술과 접목한 데이터 활용 등에도 유능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가형'보다는 '매니저형'에 가까운지 묻는 말에 황급히 "전술적인 강점도 있다"고 감싼 그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추후에 감독에게 물어보면 더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여운마저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미하엘 뮐러 신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 [email protected]
2018년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될 때도 물음표는 있었다.
5년 전에도 후보로 거론됐던 클린스만 감독보다 벤투 감독은 훨씬 덜 알려진 지도자였다.
그러나 당시 감독 선임에 관여한 김판곤 국가대표선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과 전문성, 그가 충족한 선임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기대를 높인 바 있다.
벤투 감독이 떠나고 '이름값'이 더 높은 감독이 왔지만, 이날 기자회견을 유튜브로 지켜본 팬들은 새 감독 부임에 대한 답답함과 불안함을 토로했다.
'클린스만 사단'에 관해서도 아직 공개된 내용은 없다.
뮐러 위원장은 "수석코치 등은 협상 중이고, 감독과 이야기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직 말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독일 대표팀 시절 '재택 논란'을 겪은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 거주를 약속했다고 전했는데, 뮐러 위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약 조건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