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스트라이커 유망주 이호재(23)가 개막전부터 멀티골을 폭발하며 2023시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호재는 2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에서 포항의 3-2 역전승에 앞장섰다.
포항이 1-2로 뒤지던 후반 32분 제카 대신 교체 투입된 이호재는 5분 동안 2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40분 김승대가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한 번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슈팅해 2-2를 만들었다.
후반 45분에는 김종우의 도움을 받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중거리 땅볼 슈팅을 날려 역전골을 폭발했다.
이호재의 슈팅은 대구 수비수 조진우의 발을 맞고 살짝 굴절되며 골대에 꽂혔다.
프로 3년 차인 이호재는 이 두 골로 개막전에 '커리어 하이'를 찍어버렸다.
이호재는 데뷔 시즌인 2021년 2골, 지난 시즌에는 1골에 그쳤다.
아직은 '포항의 골잡이'보다는 '이기형(성남FC) 감독의 아들'로 더 많이 알려진 게 현실이다.
이호재는 장단점이 뚜렷한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191㎝의 큰 키와 당당한 체구를 앞세운 고공 플레이가 장점이라면 활동량과 꾸준함은 단점으로 지목됐다.
이는 이호재가 거의 교체 요원으로만 활용된 이유다.
이호재는 지난 2시즌 동안 리그 총 30경기에 나섰는데 선발 출전은 1경기에 그쳤다.
2년 내내 김 감독으로부터 '더 성실하게 움직이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문전에서 포스트 플레이만 할 게 아니라 때로는 측면으로 빠져 다른 공격수들에게 활로를 뚫어주는 플레이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호재는 김 감독의 지시를 더 잘 이행하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호재는 경기 뒤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겨울에 몸 관리와 훈련에서 철저하게 준비했는데, 그 결과가 오늘 경기에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첫 득점 어시스트를 건넨 '형님' 김승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호재 "훈련할 때부터 승대 형님이 무조건 어시스트 줄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얘기했다. 침착하게 기다렸는데 진짜 패스가 왔다"며 웃었다.
포항의 최전방 1번 옵션은, 일단 제카다. 제카는 이날 정재희의 1-1 동점골을 돕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연륜과 파괴력에서 아직은 제카가 이호재보다 확연하게 우위에 있다.
그러나 이호재가 이날처럼 순도 높은 결정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둘의 입지는 바뀔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워낙 '리액션'이 과격하기로 유명하다.
이호재의 멀티골로 승리한 이 날, 김 감독은 다른 이긴 날보다 훨씬 기뻐하는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