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악샤이 바티아(미국)가 하루에 두 번이나 상의를 벗고 샷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바티아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84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4오버파 74타를 쳤다.
사흘 합계 이븐파 210타를 기록한 바티아는 공동 58위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다.
바티아는 이날 6번 홀(파4)에서 먼저 상의를 한 번 벗어야 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물에 빠졌는데, 이를 그대로 치느라 상의를 벗고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바티아는 이 홀에서 89야드 정도 남기고 페어웨이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약 3m 정도 거리에 보내 파를 지켰다.
두 번째 샷을 하는 과정에서 물에 젖은 그는 여자친구가 새 모자와 상의, 신발을 가져다준 덕에 옷을 갈아입고 다음 홀 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PGA 내셔널 챔피언코스의 명물로 불리는 '베어 트랩'(15∼17번 홀)의 시작인 15번 홀(파3) 티샷이 다소 길어 그린을 넘겼는데 이 공이 진흙 구덩이에 놓인 것이다.
바티아는 다시 모자, 상의, 신발, 양말을 다 벗고, 바지도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 채 진흙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무릎 근처까지 푹 빠질 정도로 깊은 구덩이였다.
옷을 벗고 시도한 첫 번째 샷이 언덕을 넘기지 못한 바람에 이 홀에서는 '상의 탈의' 상태로 두 번이나 샷을 해야 했다.
6번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바티아는 이 홀에서는 약 4.5m 보기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간 바람에 2타를 잃었다.
바티아는 "예전에도 옷을 벗고 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하루 두 번은 처음"이라며 "6번 홀을 마치고 상의는 괜찮았기 때문에 하의만 갈아입었다. 그런데 또 15번 홀에서 진흙 안에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PGA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 경력이 있는 바티아는 "TV에 내 모습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팬들이 즐겁게 보셨다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