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베른하르트 랑거(66·독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통산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랑거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챔피언스 츄브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랑거는 이날 우승으로 50세가 넘은 시니어 선수들이 겨루는 PGA투어 챔피언스에서 헤일 어윈(미국)이 보유한 통산 최다승 기록(45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는 9월 만 66세가 되지만 랑거의 경기력은 올해도 여전해 조만간 PGA투어 최다승 공동 1위를 넘어서 최다승 기록의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60세가 넘은 뒤에 12승을 올려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2007년 첫 우승을 따낸 이후 한 번도 우승 없이 보낸 시즌이 없는 그는 이번 우승으로 17년 연속 우승 행진도 이어갔다.
랑거는 "지난 몇 년 동안 최다승 기록 얘기가 계속 나왔다. 오늘처럼 눈앞에 있으면 부담이 컸다. 코앞에 왔으니 놓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샷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랑거는 또 작년 11월 팀버레이크 챔피언십 우승 때 자신이 한번 갈아치웠던 PGA투어 챔피언스 최고령 우승 기록을 65년 4개월 23일로 늘렸다.
랑거는 작년 이 대회 때 최고령 우승 기록을 깼고, 두 차례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작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면서 이 대회에서만 5번째 정상에 오른 랑거는 "내가 우승할 수 있는 코스가 따로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갓 쉰 살을 넘은 선수들만큼 볼을 멀리 때리지 못한다. 이 코스는 좁고 길지 않아서 내가 해볼 만 하다"고 티뷰론 골프클럽과 궁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대회 1라운드 때 64타를 때린 데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도 65타를 적어내 두 차례나 '에이지 슛'을 기록했다.
에이지 슛은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치는 것을 말한다. 랑거의 공식 대회 '에이지 슛'은 8번으로 늘어났다.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랑거보다 10살이 어린 스트리커는 "랑거는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매를 유지하고 있고 나이를 잊은 채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말 놀랍다"면서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양용은(51)이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공동 10위(9언더파 207타)로 순위를 23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꿈나무 동계훈련을 마무리하자마자 플로리다로 날아와 이 대회에 나선 최경주(53)는 공동 52위(2오버파 218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