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유럽축구연맹(UEFA)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빚어진 소동에 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리버풀(잉글랜드) 팬들은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5일(한국시간) "지난 시즌 UCL 결승전에서 피해를 본 리버풀 팬 2천600명 이상이 UEFA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현재 3개 로펌이 이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로펌인 '레이 데이'는 600명이 넘는 리버풀 팬을 대표해 UEFA에 보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해당 로펌은 "UEFA가 팬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지 못했으며,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본 이들에게 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팬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의 2021-2022 UCL 결승전이 열린 프랑스 수도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선 경기 시작 전부터 소란이 일었다.
'가짜 입장권'을 가져온 관객이 많아 진짜 입장권을 소지한 이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는데 차질이 생겼고, 입장권 없이 담을 넘어 들어가려는 팬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경찰이 최루가스를 분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에 경기는 당초 킥오프 시간보다 36분 늦게 시작됐다.
이후 소동의 원인을 놓고 프랑스 당국이 영국 팬들의 태도와 이들이 가져온 가짜 입장권에 책임을 떠넘기자 영국 측은 UEFA에 전면 조사를 요청하는 등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독립적인 조사를 거친 결과 UEFA는 현지시간으로 이달 13일 보고서를 공개하며 일차적인 원인이 본인들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대회 운영자인 UEFA의 모니터링 및 감독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차역과 경기장 사이의 잘못된 동선 계획, 부적절한 발권 시스템,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 등을 사용한 경찰 등도 모두 사태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UEFA는 결승전에서 피해를 본 관중들과 부당하게 비난을 받은 리버풀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고, 동시에 팬들을 위한 '특별 환불 제도'를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레이 데이는 "발생한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티켓 환불 이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것은 책임감, 미래를 위한 교훈에 대한 것이며 다치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은 팬들이 그들이 견뎌낸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에 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