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부진의 시간을 뒤로 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여우굴 공략'에 나선다.
토트넘은 12일 오전 0시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여우 군단'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에게 레스터 시티는 반가운 이름이다.
지난 시즌 23골(7도움)을 폭발하며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는 신화를 쓴 손흥민은 올 시즌 EPL 정규리그에서는 전반기가 훌쩍 지난 현재까지 4골 3도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전반기인 지난해 9월 레스터 시티와 리그 첫 맞대결에서는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포함한 개인 통산 3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시원하게 '골 파티'를 펼친 바 있다.
당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고서 후반 도중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처음으로 '교체 선수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전 이후 다시 리그에서 골 침묵에 빠졌다.
11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리그 2경기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앞장선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돌아간 뒤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크리스털 팰리스와 19라운드에서 시즌 리그 4호골을 신고했다. 이어진 프레스턴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에서는 2골을 넣으며 득점포 예열을 완료했다.
지난 주말 리그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홈 경기에서는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토트넘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손흥민의 부진을 걱정하던 현지 여론도 바뀌는 분위기다.
손흥민에 대해 풋볼런던은 "경기 초반 페널티박스부터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질주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브닝 스탠더드는 "공을 가진 상황에서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과 경기력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풋볼런던은 후반기 토트넘의 반등을 이끌 7명의 선수 중 하나로 손흥민을 꼽기도 했다.
이제 득점포의 화력을 높일 시간이다.
리그에서 최근 3경기 연속 2실점 하며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레스터 시티는 손흥민이 골 침묵을 깰 좋은 상대다.
5개월 전의 감각을 되살려 멀티골을 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만약 손흥민이 또 한 번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폭발한다면, 개인 통산 EPL 100골의 '금자탑'을 쌓는다.
현재 5위(승점 39)에 자리한 토트넘에 14위(승점 21) 레스터 시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토트넘으로서는 4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따내는 게 지상과제다.
현재 4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강팀으로 도약하고 있는 뉴캐슬인데, 토트넘보다 승점은 1 많을 뿐이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토트넘은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점 3을 따내야 4위권 진입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편, 토트넘의 주장이자 수문장인 위고 요리스가 무릎 부상으로 6~8주간 결장하게 돼 골문은 후보 골리인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킬 전망이다.
또 이달 초 담낭염 수술을 받아 자리를 비웠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레스터 시티전에서 벤치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