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0년대 남자배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의 대명사가 로버트랜디 시몬 아트(등록명 시몬)이었다면, 2020년대는 단연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다.
지난 시즌까지 KB손해보험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한 케이타는 엄청난 탄력과 좀처럼 지치지 않는 젊음을 앞세워 KB손해보험을 챔피언결정전 무대까지 견인했다.
그래서 케이타를 경험한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케이타보다 낫다"다.
후 감독의 특급 칭찬을 받은 주인공은 KB손해보험의 교체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다.
후 감독은 9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에서 세트 점수 3-2로 승리한 뒤 "(비예나가) 케이타 이상으로 해줬다. 케이타가 생각 안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날 비예나는 한 경기 개인 최다인 49점을 쓸어 담으면서 트리플크라운(한 경기에서 후위 공격·블로킹·서브까지 각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무시무시한 득점 행진을 펼치면서 공격 성공률은 71.2%를 기록할 만큼 정확도까지 높았다.
후 감독이 비예나에게 주목한 건 단순히 때리는 능력만이 아니다.
후 감독은 "공격력을 보여줘서가 아니라 코트 안에서 선수들을 이끌어가면서 분위기를 만들어준 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실제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비예나를 대체 선수로 영입한 뒤 12경기에서 7승 5패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는 데 성공했다.
팀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11승 16패 승점 32로 3위 우리카드(14승 13패, 승점 40)와 격차를 승점 8까지 좁혔다.
관건은 비예나의 체력이다.
공격력이 아쉬운 KB손해보험이라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비예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후 감독은 "워낙 몸 관리가 철저한 선수라 큰 걱정은 안 한다"며 웃었다.
케이타와 비예나 두 명의 공격수와 모두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세터 황택의는 쉽게 두 선수 중 한 명의 손을 들어주지 못했다.
황택의는 경기 후 "배구 센스만큼은 비예나가 훨씬 좋다"면서 "대신 케이타는 (재능이) 타고난 느낌이다. 결론은 둘 다 잘한다"고 피해갔다.
비예나는 "49득점으로 개인 최고 기록을 넘겨서 좋지만, 오늘 이기지 못했다면 즐길 수 없었을 것 같다"면서 "매주 점프력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 많은 경기에 승리해서 플레이오프에 꼭 나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