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현역 빅리거'가 출전하는 유일한 국제대회다.
당연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목받지만 WBC는 '예비 빅리거'들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포스트가 9일(한국시간) "미국이 속하지 않은 B조도 주목하라"고 제안한 이유다.
뉴욕포스트는 "B조에는 한국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이정후와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2년 연속 MVP에 오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린다.
뉴욕포스트는 "이정후는 대형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했다. 지난해 타율 0.349, 23홈런, 66볼넷을 올리는 동안 삼진은 32개만 당했다"고 미국 팬들에게 이정후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약점도 지적했다.
뉴욕포스트는 "한국에서의 성적을 메이저리그에서 유지하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 타자는 추신수와 최지만 정도"라며 "KBO리그에서는 메이저리그 투수 수준의 구속을 경험하기 어렵다. 이정후도 '빅리그급 구속'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또한, 장타력도 부족하다"고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평가를 전했다.
이런 약점에도 이정후는 여전히 매력적인 타자다.
이 스카우트는 "이정후는 어느 정도 재능을 갖췄다. 콘택트 능력이 있고, 주력이 있으며, 송구 능력도 좋다. 그라운드 위에서 많은 걸 할 수 있다"며 "타격 자세가 다소 특이하고 힘은 부족하지만,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안다. 선구안도 좋다"고 덧붙였다.
뉴욕포스트는 야마모토(오릭스 버펄로스)를 향해서는 '당장 빅리그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투수'라고 극찬했다.
야마모토는 2021년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 206탈삼진, 2022년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205탈삼진을 기록해 2년 연속 4관왕(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에 오르고 퍼시픽리그 MVP, 사와무라상을 독식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야마모토는 이제 일본에서 뭔가를 더 보여줄 필요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엄청난 경쟁력을 갖춘 투수"라며 "그는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구속을 시속 99마일(약 159㎞)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스플리터도 빅리그 최정상급 구위를 갖췄다. (뉴욕 메츠와 계약한) 센가 고다이보다 훨씬 뛰어난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정후도 야마모토를 인정한다. 그리고 야마모토를 넘어서고자 노력했다.
이정후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중간 계투로 나온 야마모토에게 삼구 삼진을 당했다.
이후 "다음에 야마모토를 만나면 꼭 설욕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한 이정후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전에 선발 등판한 야마모토에게 3타수 2안타를 쳤다.
2023 WBC 한일전은 3월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한일 MVP이자 '예비 빅리거' 이정후와 야마모토의 재대결이 성사되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