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대들보 양효진(34)은 30대 중반이 된 올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1일 현재 블로킹 2위(세트당 0.74개), 오픈 공격 1위(성공률 45.14%), 시간차 공격 2위(성공률 55.17%), 속공 1위(성공률 59.52%) 등 각 공격 부문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양효진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의 부상 이탈에도 최근 4연승을 달리며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그는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위 흥국생명과 방문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5세트를 풀로 뛰면서 팀 내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블로킹만 4개를 잡으며 '블로킹 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정상급 기량을 펼치자 양효진의 국가대표 재승선을 원한다는 일부 팬 목소리도 나온다.
양효진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 김연경(흥국생명)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양효진은 이날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혹시 대표팀 은퇴를 번복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냥 웃을게요"라고 답한 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대회에서도 잘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경기에 관해선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경기가 잘 풀릴 때가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다"며 "부진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니 오늘처럼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경기는 5세트 막판까지 긴박하게 전개돼 끝까지 긴장했다"며 "끈기 있게 경기에 임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양효진은 이날 감독 대행 체제로 경기에 임한 상대 팀 흥국생명과 관련한 질문에 조심스럽게 답변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분이 느끼시는 것처럼 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뭔가 잘 잡히지 않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