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알면서도 못 막는 농구를 해야죠. 우리가 속공으로 나설 걸 알면서 차단할 방법이 없을 겁니다."
홈에서 프로농구 창원 LG를 맞는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팀의 트레이드마크인 속공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감독은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LG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작년 우승할 때처럼 장점을 살려야 상대가 거기에 흔들린다"며 "최근 네 경기 평균 속공이 자체 집계로 9개 정도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각종 상황마다 속공으로 연결할 방법을 마련해 훈련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슛을 쐈는지에 따라 개별적인 공격 방식을 잡는다"며 "상대가 꼭 슛을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더라도 속공으로 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실점 시 엔드라인 밖으로 나가서 인바운드 패스로 공격을 시작해야 해 속공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진다. 그사이 상대가 수비를 정비할 시간을 얻기 때문이다.
특유의 빠른 농구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한 전 감독은 '속공 전문가'를 자청하며 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내놨다.
그는 "상대가 레이업을 했든, 3점을 던졌든 다 속공으로 이어갈 수 있다"며 "자밀 워니가 리바운드 후 직접 던져주는 속공도 있지만, (첫 속공이 막혔을 때) 두 번째 찬스를 보는 방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상대에게 오픈 찬스를 주는 수비를 하면 실점 이후에 바로 속공으로 연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 감독은 "지공을 하면 47∼8% 정도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할 것이고 상대도 이를 알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라고 했다.
이어 "속공을 강조하다 보니 선수들이 체력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오늘 이기면 (올스타전 휴식기로 인해)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쉬기 때문에 선수들이 힘든 걸 잊고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상현 LG 감독도 SK 속공의 위력을 인정했다.
조 감독은 "SK의 속공을 막는 건 모든 팀의 숙제일 것"이라며 "이를 최대한 줄여보기 위해 선수들에게 지공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이 준비해온 대책은 공격 리바운드다.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빼앗기면 상대는 빠르게 코트를 넘어가는 전략보다도 골밑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그는 "공격 리바운드와 중거리 지역 장악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어려운 슛을 던지면 속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자제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