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4강에서 맞대결하는 베트남 박항서(64) 감독과 인도네시아 신태용(53) 감독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두 팀은 9일 장소를 베트남 하노이로 옮겨 2차전을 치르며, 비길 경우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해서 결승 진출 팀을 정한다.
원정 다득점 원칙은 적용되지 않고, 이긴 팀은 결승에서 태국-말레이시아 경기 승자와 만난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정 경기는 힘든 법인데 선수들이 잘 싸워줘 목표인 무승부를 달성했다"며 "경기 시작 시간이 원래 저녁 7시 30분이었다가 오후 4시 30분으로 당겨진 것은 두 팀 모두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특별히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그는 "인도네시아도 좋은 팀이지만 우리가 더 강하다"며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맡은 이후 전력이 강해진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우리가 많이 이겼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은 신태용 감독을 상대로 월드컵 예선 4-0, 지난해 동남아시안게임 3-0 등 승리를 따냈고 이 대회에서는 2021년 12월과 이날 두 차례 0-0으로 비겼다.
그러자 신태용 감독이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이 더 강한데 왜 0-0으로 비겼느냐"고 반박했다.
지난해 1월 끝난 직전 대회에서 준우승한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고, 이기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며 "다만 많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자평했다.
이 대회에서 통산 준우승만 6번 한 인도네시아에 첫 우승을 선사하려는 신 감독은 "1년 넘게 대표팀을 지도했는데, 이제 인도네시아도 예전의 인도네시아가 아니다"라며 "베트남 원정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과 악수하지 않은 일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신 감독은 웃으며 "나는 악수를 하려고 했는데 박 감독님이 돌아서는 바람에 나도 멈췄다"고 설명했다.
전날 CNN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이 캄보디아, 브루나이, 태국, 필리핀과 예선 경기 때는 상대 감독들과 악수했다"며 "그러나 베트남 박항서 감독과는 악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박항서 감독의 기자회견이 낮 12시 30분에 시작했고, 10분 만에 끝났기 때문에 1시 인터뷰였던 신태용 감독과는 마주치지 않았다"며 "인도네시아 언론들이 ('악수 논란'을 거론하는 것은)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을 정신적으로 흔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