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손흥민(31)이 골 침묵을 깨고 리그 4호 골을 터트리며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멀티골과 맷 도허티, 손흥민의 득점포를 엮어 4-0으로 완승했다.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팀이 3-0으로 앞선 후반 27분 쐐기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리그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건 9경기 만이다.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것 외에 리그에서 득점이 없던 그는 부진을 털고 오랜만에 골 맛을 봤다.
이로써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넣은 두 골을 포함하면 공식전에서 6골 2도움을 올렸다.
안와골절 수술 뒤 얼굴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뛰던 손흥민은 직전 애스턴 빌라전을 치르다 이를 벗었고, 이날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기다리던 득점포를 쏘아 올린 순간에는 마스크를 또 한 번 벗어 던지고 크게 포효했다.
손흥민은 EPL에서만 통산 97골을 넣어 테디 셰링엄과 토트넘 통산 리그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케인(196골)이다.
더불어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나선 자신의 EPL 200번째 선발 출전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 셰링엄, 케인, 애런 레넌에 이어 4번째로 이 기록을 썼다.
공식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4호 골에 앞서 3-0을 만든 도허티의 득점에 발판을 놓는 패스를 건네기도 했다.
세 경기 만에 승리를 따낸 토트넘은 리그 5위(승점 33·10승 3무 5패)를 지켰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12위(승점 22·6승 4무 7패)다.
전반에는 두 팀 모두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히샤를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부상 공백 속에 손흥민과 케인, 브리안 힐로 공격진을 구성한 토트넘은 초반 점유율을 높이며 선제골을 노렸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4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힐이 페널티 지역에서 때린 슛은 상대 수비벽에 막혔고, 전반 25분 맷 도허티의 크로스에 이은 케인의 헤딩도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건 크리스털 팰리스였다.
전반 27분 윌프리드 자하의 패스를 받은 조르당 아유가 페널티 지역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이 토트넘 골키퍼 위고 요리스에게 잡혔고, 4분 뒤 요아킴 안데르센이 왼발로 감아 찬 중거리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 역시 득점에는 실패했다.
답답하던 흐름을 끊고 후반 주도권을 잡은 건 토트넘이었다.
후반 3분 공격 전개 과정에서 손흥민과 힐을 거친 패스를 이반 페리시치가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케인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앞서 10경기에서 모두 상대에 선제골을 내주며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토트넘이 11경기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후반 8분 케인의 멀티골로 격차를 벌렸다.
힐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은 케인이 오른발 슛을 골대 왼쪽 구석에 꽂아 2-0을 만들었다.
자신의 300번째 리그 경기에 출전한 케인은 통산 198골을 넣어 앨런 시어러(196골)의 'EPL 300경기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100번째, 200번째, 300번째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선수는 셰링엄과 케인뿐이다.
후반 22분에는 케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비센테 과이타에게 막혔다.
아쉬움을 삼킨 손흥민과 토트넘은 뒤이어 찾아온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1분 뒤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에서 건넨 패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도허티에게 전달됐고, 도허티가 팀의 세 번째 득점을 뽑아냈다.
이어 후반 27분에는 케인의 패스를 거쳐 전달된 공을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로 차 넣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최고의 듀오로 꼽히는 손흥민과 케인은 EPL 총 34경기에서 동반 득점했고, 이는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사디오 마네(33골) 듀오를 뛰어넘은 리그 최다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