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점수 차가 벌어졌는데도 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 방심하지 않는 모습. 2023년은 SK가 조금 달라진 것 같네요."
새해 들어 두 경기 연속 대승을 거둔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SK는 원주 DB를 97-63으로 대파했다.
경기 전 가드진에 부상 공백이 생긴 상대 약점을 공략하겠다고 한 전 감독은 "선수들이 연습한 대로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상대 실책을 유발하고, 이를 속공 득점으로 연결해 단숨에 점수 차를 벌리는 전략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 말처럼 SK는 이날 속공 득점에서 21-8로 DB를 압도했다.
적극적인 압박 수비로 상대 실책도 14개를 만들어냈다. 스틸은 11개를 기록했다.
취재진 앞에서 기록지를 꺼내 스틸 개수를 확인한 전 감독은 "작년에 SK는 점수 차가 생기면 느슨해지는 면이 있었다. 삼성전도, 오늘도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서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SK는 새해 첫날 열린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도 19점 차 완승을 거뒀다.
DB까지 대파하며 3연승을 달린 SK(16승 12패)는 3위 창원 LG(15승 11패)와 승차를 0으로 줄였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16승 11패)와 격차도 반 경기다.
지난해 11월 중순 9위까지 처졌던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이 복귀한 그달 24일 현대모비스전부터 12승 4패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수직 상승 중이다.
전 감독은 "모든 팀이 다 각자 색깔이 있다. 그걸 살리는 팀이 이긴다"며 "속된 말로 말린다고 하는 경기가 있다. 그런 부분 없이 우리 농구를 하면 어느 팀을 만나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DB와 경기는 전력상 우리가 우위였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잡은 것"이라며 "올스타전 휴식기까지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해서 상위권에 도전하고 싶은 게 바람"이라고 했다.
반면 두경민, 이선 알바노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패한 DB의 이상범 감독은 "점수 차가 많이 났는데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