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1·토트넘)이 올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현지에서도 그 원인 파악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3일(현지시간) 손흥민의 경기 지표를 분석하며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 후 최악의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득점이 저조한 이유로는 많은 경기 출전에 따른 부담, 윙백인 이반 페리시치와 불협화음, 자신감 하락에 따른 아쉬운 마무리 등을 꼽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15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렸는데, 3골 모두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에서 나온 것이다.
그 외 리그 다른 경기에선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독일)를 상대로 2골을 넣었다.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은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 시즌만큼의 폭발력은 나오지 않는 게 사실이다.
스카이스포츠는 "많은 경기 소화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여름에 한국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했고, 월드컵을 위해 뛰었다. 월드컵에선 얼굴 보호대를 쓰고 경기를 했다. 그는 너무 많은 축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에서 함께 뛰는 히샤를리송과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최근 부상에 시달리면서, 손흥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매체는 그가 1일 애스턴 빌라(토트넘 0-2 패)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EPL 역대 최다 합작 골(43골) 기록을 세운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도 매끄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기회 창출(90분당 1.11회), 경기당 드리블 횟수(0.81회)에서도 최근 7시즌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의 부진뿐 아니라 토트넘 전술 변화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시즌 합류한 윙백 페리시치와 손흥민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일찍부터 나왔는데,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 듯하다.
공격적인 성향의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으로 침투해 올라오면서 손흥민은 선호하는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올 시즌 골을 넣은 두 경기에선 페리시치와 함께 뛰지 않았다.
페리시치는 전임자인 세르히오 레길론과 비교해 90분당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터치가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손흥민은 올 시즌 페널티 박스에서의 터치가 90분당 3.48회로 지난 시즌(4.68회)보다 줄었다. 역시 최근 7시즌 중 가장 수치가 낮다.
이 외에도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짚으며 "양발을 잘 쓰는 선수로 유명하지만,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향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최고의 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르세유전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뒤 어려움을 겪었고, 월드컵에서도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기량에 관한 논란이 있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은 케인, 위고 요리스와 함께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라며 "그들에 관해 의심하거나 논쟁을 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정말 곤경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