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축구황제' 펠레의 혼외 손자들은 그의 임종 직전에야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암 투병 중 지난해 12월 30일 82세로 타계한 펠레의 사생활은 그리 건전하지 못했다.
펠레는 3명의 여성과 결혼해 7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잦은 외도로 펠레 자신도 알지 못하는 혼외 자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펠레는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여자들이 추파를 던져 아내에게 충실하기가) 솔직히 어려웠다"면서 "혼외 관계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도 있었다. 난 나중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펠레는 뒤늦게 혼외자를 알게 되더라도 자신의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산드라라는 이름의 혼외 딸은 이 때문에 펠레와 송사까지 치렀다.
펠레는 가정부와 사이에서 산드라를 낳았다.
산드라는 펠레에게 소송을 걸어 1991년 DNA 검사를 통해 친자임을 확인받았다.
그래도 펠레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자 다시 법정으로 가 1996년 펠레의 성인 '아렌테스 두 나시멘투'라는 이름을 써도 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산드라는 2006년에 사망했지만, 그의 두 아들이 '펠레의 아이'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이들은 2013년 당시 10대이던 자신들의 건강보험과 교육비 등 양육비 6천 달러(약 760만원)를 내놓으라는 소송을 펠레에게 제기해 승소했다.
펠레는 끝까지 산드라와 그의 자식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펠레의 가족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3일 영국 일간 '더 미러' 보도에 따르면 산드라의 아들 옥타비오 펠린투 네투와 가브리엘 아란테스 두 나시멘투는 펠레가 숨지기 48시간 전 병상의 펠레를 보도록 허락받았다.
가브리엘은 "모든 가족에는 다툼이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였으나, 화합과 사랑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서 "어머니가 가장 꿈꾸던 이 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우리를 포용해주고 사랑을 나눈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펠레가 활약했던 브라질 산투스의 산투스FC 홈 경기장에서 현지시간으로 2일부터 3일까지 그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