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골프여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아들 찰리의 등장으로 올해까지 3년 동안 떠들썩했던 메이저 챔피언 가족 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또다른 '살아있는 전설'의 아들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영원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아들 윌 맥기(11)다.
소렌스탐은 메이저대회 10차례 우승을 포함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72승을 올려 역대 최강의 여자 골프 선수로 꼽는다.
소렌스탐은 그동안 PNC 챔피언십에는 아버지 톰과 함께 출전했지만, 올해는 11살짜리 아들 윌을 대동하고 출격했다.
소렌스탐의 아버지 톰은 이번에는 딸의 캐디로 나섰다. 윌의 캐디는 소렌스탐의 남편이자 윌의 아버지 마이크 맥기가 맡았다.
이번 대회 출전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윌은 드라이버 비거리가 170야드에 불과할 만큼 힘이 모자랐다.
하지만 예리한 아이언 샷에 놀랄 만큼 정교한 퍼팅 실력을 뽐냈다.
소렌스탐은 "내가 그린에 올릴 테니 너는 홀에 넣으라고 했다"며 웃었다.
소렌스탐 모자는 이틀 동안 15언더파 129타를 합작했다. 1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를 적어냈다.
윌은 "엄마와 함께 경기하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은 것도 믿기지 않는다"고 제법 점잖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 떨렸다. 그래도 떨리는 것보다는 설레는 게 더 컸다"고 덧붙였다.
소렌스탐은 윌이 전부터 PNC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싶어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불편한 상황에 아이를 노출하기가 꺼려졌다"면서 "윌이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어릴 때 온갖 스포츠를 다 즐겼다. 윌도 그렇게 키웠지만 벌써 골프에 푹 빠졌다.
윌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언 폴터(잉글랜드)의 아들 조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아들 카를과 매일 골프를 치러나간다.
하루에 36홀을 칠 때도 많다. 연락이 안 되면 소렌스탐은 카트를 몰고 아들을 찾으러 나가는데 어김없이 골프장에서 윌을 만나게 된다.
"골프장이 그 아이들 놀이터"라는 소렌스탐은 "비가 오면 클럽하우스에서 버거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윌은 스탠퍼드대에 진학해 골프부에 들어가는 게 장래 희망이다. 소렌스탐이 "항상 나를 이기고 싶어한다"고 말할 만큼 승리욕이 넘친다.
물론 윌의 스승은 어머니 소렌스탐이다.
소렌스탐은 스윙도 가르치지만,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마음이다.
소렌스탐은 윌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번아웃'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소렌스탐은 "이제 겨우 11살이다. 아들이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 빨리 성공하는 건 원치 않는다"면서 "심각해지지 말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