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여자 프로배구 선두 현대건설의 에이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최근 세 경기에서 무려 103득점을 했다.
세 경기 모두 풀세트 혈전으로 이어졌고, 야스민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선보이며 15세트를 모두 소화했기 때문이다.
항상 1세트를 이기고 2세트를 내주며 역전패 위기를 자초했던 현대건설로서는 믿음직한 해결사가 아닐 수 없다.
야스민은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점수 3-2(25-19 23-25 21-25 25-11 15-10)로 이긴 뒤 "5세트까지 가며 힘든 시간을 겪기도 하지만 모든 선수가 함께 힘내서 결국 승리하는 것이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리의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상당할 법한데도 힘이 빠진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야스민은 "바로 팀원들이 체력 유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다 같이 열심히 하는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있고 동기 부여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양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음식을 전반적으로 좋아하는데 원정 경기에 갔을 때 동료들이 사준 붕어빵도 먹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육류를 먹지 않고 유제품과 수산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다.
다만 극적인 승리도 좋지만,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풀세트 접전은 줄여야 하는 것이 현대건설의 숙제다.
야스민은 "5세트까지 가는 것은 때때로 경기 도중 리듬을 잃고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쉬운 공을 놓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잡았어야 하는 것을 놓치면서 상대 팀에 너무 쉽게 점수를 내주는 것이 팀의 리듬을 깨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GS칼텍스전에서도 2세트 21-20, 야스민이 스파이크한 공이 상대 수비를 맞고 다시 넘어왔을 때 현대건설 선수들은 서로에게 공 처리를 미루다가 결국 동점을 허무하게 허용하고 말았다.
21-14에서 앞서고 있다가 연속 7득점을 허용한 순간이었다. 결국 분위기가 꺾인 현대건설은 3세트까지 GS칼텍스에 내줬다.
다음 경기가 있는 이달 15일까지 비교적 여유가 있는 만큼 충분한 휴식과 함께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