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고양 캐롯을 꺾은 프로농구 전주 KCC의 이승현이 상대 주포 전성현을 지치게 했다며 허웅의 기를 살려줬다.
KCC는 8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캐롯과 원정 경기에서 84-76으로 이겼다.
양 팀 에이스인 허웅과 전성현이 각각 23점, 22점을 올리며 치열한 득점 대결을 펼쳤다.
이승현은 4점에 그쳤지만 최현민, 이종현 등 캐롯의 국내 빅맨진의 득점을 묶었다.
'수비수' 이승현은 경기 후 취재진에 "(몸 상태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내가 도와주는 수비 영역이 넓기 때문에 (동료들이) 끝까지 버텨주니 도움 수비가 잘 이뤄지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KCC 수비의 중추로서 이날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를 묻자 이승현은 지체 없이 최다 득점자 허웅을 꼽았다.
이승현은 "허웅으로 하겠다. 전반까지는 전성현 선수를 허웅이 정말 잘 막았다"며 "그렇게 막아줘서 전성현 선수가 (막판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순간 흔들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득점할 선수가 많다. 그런데 캐롯 쪽은 전성현 선수가 터지지 않으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며 "그래서 허웅을 고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거리를 가리지 않고 3점 6방을 터뜨리며 캐롯의 추격을 이끈 전성현은 사실 전반에는 부진했다.
3점 4개를 던져 하나만 성공했고, 득점도 4점에 그쳤다.
물론 후반에는 3점 5개를 몰아치며 폭발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76-81로 뒤진 경기 종료 50초 전 던진 3점이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림의 앞부분을 맞고 튕겨 아쉬움을 삼켰다.
전성현의 슛이 짧은 경우가 드문 터라, 유독 체력적인 어려움이 도드라진 장면이었다.
허웅은 "내가 전성현 선수를 막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1, 2쿼터에는 막았는데 3, 4쿼터에는 따라갈 수가 없더라. 그래도 끝까지 막으려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주전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리다. 공격보다는 내가 궂은일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연승을 달리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직전 경기 kt를 109-88로 대파한 데 이어 상위권 팀인 캐롯까지 잡아내 3라운드부터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승현은 이제 팀이 제대로 달릴 준비가 됐다고 했다.
그는 "돌아보니 접전일 때 항상 기본적인 게 부족했다"며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대패하고 2연승인데, 그때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득점을 많이 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느낀다. 벤치까지 12명이 함께 싸워야 한다"며 "수비, 리바운드 등 기본을 챙기니 선수들이 공격, 수비 모두에서 신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