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청정 홈런왕' 에런 저지(30)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총액 기록을 갈아치우며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MLB닷컴, AP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기간 9년 총액 3억6천만 달러(약 4천750억원)에 FA 계약했다"고 알렸다.
MLB닷컴은 "양키스 구단은 공식적으로 저지와 계약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구단과 선수 측은 합의를 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저지의 계약 규모는 2019년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30)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맺은 역대 FA 계약 최고 총액(계약기간 13년, 3억3천만 달러)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저지는 역대 FA 연평균 최고 몸값(4천만 달러·약 528억원) 3위, 타자 부문 1위에 올랐다.
저지보다 많은 연평균 몸값을 받는 FA 선수는 지난해 뉴욕 메츠와 계약기간 3년, 1억3천만 달러에 계약한 강속구 투수 맥스 셔저(38)와 올해 메츠와 계약기간 2년, 8천666만 달러에 사인한 베테랑 투수 저스틴 벌랜더(39)뿐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연평균 4천333만 달러를 받는다.
저지는 비 FA 다년 계약으로 MLB 타자 최고 연봉(3천554만 달러)을 받는 마이크 트라우트(31·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까지 뛰어넘었다.
트라우트는 2019년 에인절스와 12년간 4억2천650만달러에 비 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양키스는 저지에게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낸 끝에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양키스는 시즌 초인 지난 4월 2억3천50달러에 8년 연장계약 제의를 했으나 저지에게 거절당했고, 최근엔 다시 계약기간 8년 3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저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영입전에 뛰어들자 양키스는 몸값을 더 높여 저지를 잡는 데 성공했다.
저지는 올 시즌 6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1961년 팀 선배인 로저 매리스가 수립한 아메리칸리그 최다홈런(61개)을 61년 만에 경신하고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MLB 간판타자다.
저지보다 더 많은 홈런을 단일 시즌에 친 선수는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65개), 새미 소사(66개·64개·63개) 등 3명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금지 약물을 복용해 의미가 퇴색됐다.
저지는 약물에 기대지 않은 '청정 홈런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양키스에서 데뷔한 저지는 만 39세가 되는 2031년까지 한 팀에서 뛰게 됐다.
저지는 빅리그 데뷔 2년 차인 2017년 52개의 홈런을 날렸고, 2018년과 2019년 각각 27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른 2020년엔 9개 홈런을 터뜨렸고, 2021시즌엔 39개의 아치를 그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 시즌엔 기념비적인 홈런 기록과 함께 타율 0.311(2위), 131타점(1위), OPS(출루율+장타율) 1.111의 초특급 성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