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교체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스위스와 16강전에서 6-1로 승리한 뒤 퇴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간판 호날두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스위스와 16강전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뒤 5-1로 승부가 갈린 후반 29분에 교체 출전했다.
포르투갈은 6-1 대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고, 주요 외신은 호날두가 남은 경기에서도 벤치 멤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SPN은 "호날두는 이날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며 "호날두 없는 포르투갈의 조직력은 더 좋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호날두는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졌지만, 지금은 교체 선수로 뛰어야 할 때"라며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가 군말 없이 본인의 역할을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포르투갈이 호날두로부터 해방됐다"며 "산투스 감독은 용감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호날두가 빠져서 도움을 받은 건 (옛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신의 분석처럼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은 훨씬 강했다.
호날두를 대신해 선발로 출전한 곤살로 하무스(21·벤피카)는 3골 1도움을 올리며 펄펄 날았고, 호날두는 교체 출전한 뒤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호날두는 단단히 마음이 상한 듯하다. 그는 경기 후 승리 세리머니에 동참하지 않고 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외신은 이 장면도 조명했다. 독일 빌트는 "포르투갈 선수들은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며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호날두는 먼저 라커룸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최근 포르투갈 대표팀 내에서 호날두의 입지는 좁아져 있다.
호날두는 지난 3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한국전에서 무거운 몸놀림으로 팀 패배의 주범으로 몰렸다.
호날두는 한국전 후반전 교체 당시 불만을 느낀 듯 거친 말을 쏟아냈고, 한국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전북)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산투스 감독은 이에 관해 "호날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스위스전을 마친 뒤, 마치 경기에서 패한 선수처럼 퇴장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스포츠 일간지 오 조고(o jogo)에 따르면 호날두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계약 관계를 묻는 말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변한 뒤 빠르게 빠져나갔다.
호날두는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인터뷰를 통해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판한 뒤 방출됐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나스로와 곧 입단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