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독일 축구 대표팀을 20년 가까이 지켰던 올리버 비어호프(54) 단장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독일축구협회는 6일(한국시간) 2024년까지였던 비어호프 단장과 계약 종료를 알리며 "최근 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쳤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그의 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격동의 시기에 항상 목표와 비전에 따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독일 추구에 도움을 줬다"고 발표했다.
비어호프는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독일 대표팀이 실망스러운 성과를 냈다"면서 "우리가 확신했던 몇몇 결정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나보다 더 후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수로 활약하던 현역 시절 191㎝의 큰 키로 수많은 헤딩골을 넣었던 비어호프는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70경기에서 37골을 기록했다.
(알코르=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경기. 독일 토마스 뮐러가 다이빙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 2022.12.2 [email protected]
선수 은퇴 이후 2004년 독일 대표팀의 단장으로 취임했고, 비어호프 체제에서 독일은 월드컵 우승 1회(2014년 브라질)와 두 차례 4강 진출(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대한민국에 0-2로 패한 '카잔의 기적'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이번 대회도 일본에 역전패하는 등 졸전 끝에 16강에 올라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 독일 대표팀은 후배가 숙소에 애인을 데려온 선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한지 플리크 감독도 경기 중 실수한 선수를 언론에 거론하는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독일 대표팀은 대회 초반 '무지개 완장' 착용 금지에 반대하는 의미로 입을 가리는 침묵시위를 벌였는데, 이조차도 일부 고참급 선수가 강압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선수단 갈등을 무마하기는커녕 "강해지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비어호프 단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경질 여론에 불을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