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이 첫 해외 순방에서 그리스 신전을 관광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경기를 관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덤스 시장은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그리스와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순방은 공무 출장인 동시에 애덤스 시장의 개인 휴가처럼 보인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애덤스 시장이 참석한 행사를 언론에 전혀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구체적으로 어디를 방문하는지, 누구와 만나는지 일정표에 담지 않아 '미스터리 순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순방 일정을 시작한 애덤스 시장은 반(反)유대주의와 맞서 싸우는 단체 행사에 참석하고, 뉴욕과 아테네의 자매결연에 서명하는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아테네 시장의 안내로 아크로폴리스를 관광했다.
이어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로 날아간 애덤스 시장은 2일 한국-포르투갈전을 관전하고 3일 미국과 네덜란드의 16강전도 경기장에서 지켜본 뒤 미국 대표팀 감독과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애덤스 시장은 카타르 도하에서 연결한 기자들과의 전화 회견에서 미국의 16강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미국-네덜란드 경기를 직접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카타르 도하의 새 대중교통 시스템과 고속버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정말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뉴욕에서 클럽에 자주 다니기로 유명한 애덤스 시장은 순방 기간에 클럽과 술집을 방문했느냐는 물음에 긍정하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밖에 애덤스 시장은 카타르 국왕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카타르 방문의 경우 카타르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 개최지 관리들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뉴욕시는 설명했다. 뉴욕·뉴저지주는 차기 월드컵이 열리는 16개 개최지 중 한 곳이다.
다만 이러한 초청에 따라 실제로 카타르를 방문한 미국의 시장은 애덤스가 유일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에 애덤스 시장의 소셜미디어에는 '불필요한 순방이 아니냐', '시장의 특권을 누리려는 게 아니냐', '빨리 돌아와 뉴욕의 많은 현안을 다뤄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버룩칼리지의 더그 무지오 교수는 NYT에 "미국 최대 도시이자 세계 최고 도시인 뉴욕의 시장이 왔다고 자기 과시를 하려는 순방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번 순방으로 혈세 낭비 논란이 나올 것을 의식한 애덤스 시장은 카타르 숙박비는 사비로 부담했으며, 아테네행과 도하행 항공편은 반유대주의 반대 단체가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