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인태(28·두산 베어스)는 매년 스프링캠프 때 좁은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2022년에도 김인태는 강진성(29), 김대한(22) 등과 주전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8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인태는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늘 '김인태는 누구와 경쟁한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익숙하다"며 "다른 선수는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잘하면 성공,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훈련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인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두산의 네 번째 외야수'로 뛰었다. 이 자리도 경쟁을 통해 얻었다.
지난해까지 두산은 김재환(34), 정수빈(32), 박건우(32)로 외야수를 구성했다.
김인태는 대타 요원으로 대기하거나, 주전 외야수에게 휴식이 필요하면 선발 출전했다.
2021년에는 출전 기회가 크게 늘었다.
김인태는 지난해 1년 내내 1군 무대를 지키며 개인 최다인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8홈런, 46타점을 올렸다. 안타(89개)와 홈런, 타점 모두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대타 역할을 자주 했지만, 정수빈이 부진하거나 박건우가 부상을 당할 때 김인태는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며 '주전급 기량'을 과시했다.
개인 한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둔 김인태는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2021년 6천500만원을 받았던 김인태는 올해 1억4천만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김인태는 "통장에 찍혀야 실감이 날 것 같지만, 정말 기분 좋다. 연봉이 크게 올랐으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김인태의 활동 영역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두산 주전 우익수였던 박건우는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에 계약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를 대체할 후보로 김인태와 강진성을 꼽는다.
김인태는 "박건우 선배가 없어서 허전하다"고 개인적인 그리움을 드러내면서도 "박건우 선배는 공수 모두 뛰어난 외야수다. 당장 건우 형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건우 형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게 공격과 수비 모두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두산에 온 '경쟁자' 강진성과도 선의의 경쟁을 할 생각이다.
김인태는 "강진성 선배와는 경찰야구단에서 2년 동안 함께 복무했다. 야구 열심히 하는 좋은 형"이라며 "진성이 형의 좋은 면을 배우겠다"고 했다.
김인태는 2013년 두산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 프로 10년 차다.
오랜 2군 생활을 견딘 그는 2016년부터 백업 외야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2020년부터는 4번째 외야수 자리를 확보했다.
박건우는 NC와 계약한 뒤 김인태에게 "너도 이제 잘할 때가 됐다. 내년엔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경쟁을 통해 한 계단씩 올라선 김인태에게 주전 도약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