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한 북한에서 '북한판 K리그'인 1부류(1부리그) 축구연맹전 2022∼2023년 시즌이 개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시작된 1부류 축구연맹전에 4·25팀, 려명팀, 압록강팀, 리명수팀, 기관차팀 등이 참가했다고 3일 보도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첫날 경기에는 횃불팀이 월미도팀을 2:1로, 봉화산팀이 리명수팀을 3:2로 이겼다. 경기는 앞으로 몇 달간 이어진다.
북한 축구협회 산하 리그는 남녀 모두 1부류와 2부류, 3부류 축구연맹전으로 구성돼 있다.
축구연맹전은 최상급 연맹전으로 수개월에 거쳐 풀리그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북한은 2019년 가을까지는 축구연맹전을 개최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넘게 모든 스포츠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그러다 올해 하반기에야 남녀 축구연맹전 2021∼2022년 시즌을 재개했다. 이 시즌에서는 여성팀은 스포츠용품 회사 소속인 내고향팀이, 남성팀은 남쪽으로 치면 '상무'에 해당하는 국방성 산하 4·25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여전히 강력한 방역과 통제를 단행하는 북한이 축구연맹전을 다시 연 것은 스포츠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평소 체육의 대중화를 체제 결속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북한 주민들의 '축구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번 월드컵 예선 출전을 중도 포기했다.
북한은 2019년 9월 시작한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 참여해 그해 10월 15일 평양에서 한국 대표팀과 맞붙었지만, 이듬해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 우려를 이유로 남은 경기를 포기한다고 알렸다.
다만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인도적 차원에서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조선중앙TV에서 월드컵 중계는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팀을 '한개팀'이라고만 언급하고, 녹화본 편집 방송에서 한국, 미국, 일본의 경기는 제외하는 등 의도적으로 한국팀에 대한 언급과 노출을 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