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양쪽 윙백 덴절 뒴프리스(인터 밀란)와 데일리 블린트(아약스)가 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8강에 올려놨다.
네덜란드는 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3-1로 완승,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처음으로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준우승, 2014 브라질 대회 3위에 올랐으나 2018 러시아 대회를 앞두고는 유럽 예선을 넘지 못하는 수모를 겪은 네덜란드는 8년 만의 월드컵 본선 복귀에 이어 8강까지 달성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빠짐없이 골을 넣은 '신성' 코디 학포(에인트호번)의 활약이 이번 16강전에서도 관심을 끌었으나 이날은 네덜란드의 두 윙백이 모든 골에 관여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 판데이크(리버풀)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을 배치하고 양쪽에 뒴프리스와 블린트를 세웠는데, 두 윙백의 활발한 공격 가담이 8강 진출로 이어졌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터진 첫 골부터 그랬다.
학포의 패스를 받은 뒴프리스의 크로스를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가 마무리하며 네덜란드는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이후 두 골은 뒴프리스와 블린트가 도움을 주고받으며 합작했다.
전반 추가 시간 뒴프리스가 다시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보내자 블린트가 오른발 슛으로 득점포를 가동했고, 미국이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하던 후반 36분엔 왼쪽에서 들어온 블린트의 크로스를 뒴프리스가 차 넣어 쐐기를 박았다.
1골 2도움으로 펄펄 난 뒴프리스는 네덜란드 선수로는 세 번째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3골 이상에 직접 관여한 선수가 됐다.
이전엔 '레전드' 요한 크라위프(1974년)와 로프 렌센브링크(1978년 대회 두 차례)만 이뤘던 기록이다.
여기에 뒴프리스는 월드컵 한 경기 전반에만 2도움을 작성한 최초의 네덜란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아버지의 나라인 아루바 대표로 활동한 경력도 있는 뒴프리스는 2018년 네덜란드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주전 라이트백으로 활약 중이다.
스피드를 앞세운 저돌적 돌파가 뛰어나고, 크로스와 슈팅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그는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8강행의 수훈갑이 됐다.
블린트는 이 경기의 결승 득점이 된 골로 2010년 남아공 대회 히오 판 프롱크호르스트(35세 151일)에 이어 네덜란드 월드컵 출전 사상 최고령 득점 2위(32세 269일)에 올랐다.
그는 2013년부터 A매치 98경기에 나서는 동안 3골을 기록했는데, 2014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과의 3·4위전(네덜란드 3-0 승)에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만 2골을 터뜨렸다.
2019년 심장 질환으로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뒤에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는 이날 골을 넣은 뒤 현 대표팀 코치인 아버지 다니 블린트에게로 달려가 기쁨을 함께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