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향후 월드컵 개최국들의 노동 상황을 국제축구연맹(FIFA)이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질베르 웅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주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웅보 사무총장은 이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면담을 앞두고 이 통신과 인터뷰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FIFA가 향후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서는 사회적 문제와 노동조건 존중의 문제가 결정적인 부분이 되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가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권 존중에 대해 "노동에 연계된 권리들, 특히 일터에서의 건강과 안전"이 이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웅보 총장은 ILO가 앞으로 월드컵 개최 후보 국가들에 대해 '실사' 역할을 담당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도 말했다.
FIFA는 인판티노 회장과 웅보 ILO 사무총장의 면담이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이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이며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웅보 총장은 또 올림픽 등 다른 스포츠 행사에 대해서도 월드컵과 똑같은 인권 존중 규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웅보 총장은 카타르의 노동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 중 '이중잣대'에 따른 것이 많다며 "카타르가 이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일을 할 때도 카타르에 대한 강한 비판이 들렸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대한 얘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타르가 '카팔라'로 불리는 근로자 보증인 제도를 폐지하고 최저임금을 도입했으며 더위 속 근로시간에 제한을 둔 점은 칭찬받을만하다고 평가했다.
기존 노동 제도 아래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주 허가 없이 이직하거나 출국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으며, ILO 회원국 대표들은 2014년 ILO에 강제노동금지 국제규약 위반 등으로 카타르 정부를 제소했다.
ILO는 카타르 정부가 제도를 개선하고 추가 개선을 약속함에 따라 2017년 11월 제소 사건을 종결했다.
ILO는 2018년부터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임시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노동인권 개혁에 관해 카타르 정부에 조언하면서 이 나라 인구 290만명 중 90% 가까이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근로여건을 감시해 왔다.
웅보 총장은 또 이 임시 사무소를 상설 사무소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카타르와 논의해 왔다. 현재 페르시아만 지역에는 ILO 상설 사무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