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가을 드라마 제목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해진 수리남은 남미 대륙에서 브라질 위쪽에 자리한 나라다.
인구 60만 명이 조금 넘는 이 나라는 드라마 '수리남'이 나오기 전에는 우리나라에 생소한 편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접영에서 수리남의 앤서니 네스티가 당시 강력한 금메달 후보 맷 비욘디(미국)를 꺾고 우승한 것이 한국에서 나왔던 수리남 관련 가장 큰 뉴스였다.
그러나 드라마 '수리남'이 인기를 끌면서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수리남이 자국을 '마약 국가'로 묘사한 드라마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한국 정부에도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비교적 익숙한 이름이 됐다.
AFP통신은 9일 '수리남 사람들이 네덜란드의 월드컵 스타들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에서 독립한 나라로 네덜란드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가운데 버질 판데이크는 어머니가 수리남 사람이고, 덴절 뒴프리스는 어머니가 수리남, 아버지는 아루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루바는 남미 대륙 맨 위에 위치한 네덜란드 왕국의 자치국이다.
또 차비 시몬스는 아버지가 수리남계 사람이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헤이렌베인에서 뛰는 수리남계 선수 니겔 마렝고(18)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판데이크같은 훌륭한 선수가 수리남 대표가 아닌 네덜란드 대표로 뛰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고, 역시 같은 팀의 디바요 올프(18) 역시 "그들이 수리남계지만 네덜란드 대표팀을 택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수리남의 수도 파라마리보에 사는 라메시 야게사라는 사람은 "나는 1978년부터 네덜란드 팬이었다"며 "내가 여기서 자랐고, 수리남계 선수들이 뛰는 팀이기 때문"이라고 네덜란드의 선전을 기원했다.
다만 그는 "물론 네덜란드를 싫어하고, (가까운 나라인)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파라마리보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샤피에라 시퍼라는 34세 여성은 "그들이 수리남 대표로 뛰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네덜란드의 전력도 약해졌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8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4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