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김천 상무의 김태완(51)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김천 구단은 9일 "김태완 감독이 자진 사임했다"며 "성한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해 2023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태완 감독은 21년의 상무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김 감독은 상주 상무 시절이던 2017년부터 사령탑으로 팀을 이끌어 왔고, 2021년 상무의 연고 이전과 함께 김천 상무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상무와 함께한 시간은 훨씬 더 길다.
김 감독은 2002년 광주와 연고 협약을 맺고 K리그 참가를 준비한 상무의 지도자 제안을 받고 합류한 뒤 줄곧 상무와 동행했다.
2003년 정식으로 광주 상무의 코치진이 됐고, 상무가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뒤에도 코치직을 이어갔다. 2011년 하반기엔 감독대행을 수행하기도 했다.
2016년 수석코치를 맡은 그는 같은 해 11월 25일부턴 정식 감독으로 상무를 지휘했다.
'행복 축구'를 외치는 김 감독 체제에서 상무는 꾸준히 성장했다.
2020시즌 K리그1 역대 최고 순위인 4위를 기록했고, 연고지를 옮겨 K리그2에서 보낸 2021시즌에는 리그 우승으로 한 해 만에 승격을 확정했다.
올해 김태완 감독은 통산 2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팬들의 지지를 얻은 김 감독은 삭발 스타일이 비슷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에 빗댄 '펩태완', '관물대올라'(관물대+과르디올라)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단순히 머리 스타일뿐 아니라 리더십 등에 있어서도 '명장'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6년 동안 15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고의 '라이징 스타'가 된 조규성(전북)을 비롯해 심상민(포항), 이창근(대전) 등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그러나 김천은 2022시즌 K리그1에선 11위에 그쳐 승격 한 시즌 만에 다시 2부리그로 강등됐고, 김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상무와 함께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부 감사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나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2017년 부임 첫 시즌을 시작으로 이듬해 10위, 7위, 4위까지 '행복 축구'를 증명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입대와 전역 과정의 반복 속에서 지친 것도 사실이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달 30일까지는 국군체육부대로 출근을 한다. 마지막 출근 이후에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쉬면서 축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다"면서 "세계의 축구 흐름이나 K리그 선수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방법 등 선진 축구에 대한 배움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