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최고 수혜자는 누구일까?
리오넬 메시의 활약으로 우승을 거머쥔 아르헨티나나 개최국인 카타르가 우선 떠오르지만 관광산업 측면에서 보면 카타르 바로 옆 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승자라 할 수 있다.
메시를 홍보대사로 기용한 사우디는 월드컵 개최지나 우승국에 버금가는 혜택을 누렸다.
사우디는 월드컵 기간 내내 메시가 등장하는 자국 여행 홍보 영상을 유튜브 등을 통해 홍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간 메시'(Lionel Messi At Saudi Arabia)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1년 전 발표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월드컵 기간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사우디관광청은 최근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우승하자 이를 축하하는 포스터를 SNS에 내걸었다.
포스터에는 카타르 바로 옆 나라인 사우디로 건너와 기쁨을 계속 맛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메시를 사우디관광청 홍보대사로 기용한 만큼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려는 포석이다.
실제로 사우디관광청은 카타르 월드컵 관람객 상당수가 사우디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우디관광청 한국사무소 이재숙 소장은 21일 "꽤 많은 월드컵 관람객들이 사우디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수치가 나올 것 같다"면서 "메시 또한 사우디의 독특한 문화를 많이 좋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내에서도 월드컵 관람객들 사이에 주목을 받은 곳 가운데 하나가 홍해 연안의 무역도시 제다다.
제다의 SNS 채널에는 최근 메시가 이곳을 찾은 영상이 올라왔다.
메시는 이 영상에서 특색 있는 골목으로 유명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역 알 발라드 거리를 걷는 모습을 연출했다.
7세기 무렵 형성된 제다는 메카와 메디나의 이슬람 성지 순례를 위한 관문이다.
아프리카나 다른 중동 지역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순례자들이 많았던 덕에 이 지역은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였다.
메시가 찾은 알 발라드 지역은 특히 건물 앞으로 돌출된 발코니형 창문인 '라와신'(Rawashin) 형식의 창문을 많이 볼 수 있다.
라와신 창문에는 나무로 된 발이 있어 내부에서는 바깥이 보이지만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이 창문은 시선 차단, 공기 순환, 먼지 방지 등 3가지 쓰임새가 있다.
발코니 형태의 라와신 창문이 있는 건물들은 16세기부터 지어진 건물들이 많으며, 가로세로 1㎞가량의 알 발라드 지역과 메카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알 발라드 지역은 16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향신료 무역에 탐을 낸 포르투갈의 침범을 막아낸 역사가 있다.
제다 관광 가이드 나이프 아잡 씨는 "당시 포르투갈군은 대포 등을 앞세워 침범해 왔으나 좁고 암초가 많은 해안 지형 탓에 좌초되는 일이 잦아 제다를 집어삼키지 못했다"면서 "메시 덕분에 더 많이 알려지게 돼 무척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