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 끝에 3연패를 끊어낸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오늘이 시즌 첫 경기라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는 23일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4-79로 꺾었다.
서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에 "경기 내용에는 조금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선수단 모두가 하나가 돼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흡족해했다.
3연패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kt(8승 15패)가 최하위에서 벗어나려면 더 많은 승리가 필요하다.
9위 원주 DB(9승 14패)와는 1경기, 공동 7위 서울 삼성·한국가스공사(10승 14패)와는 1경기 반 차다.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전전한 kt는 개막 전 뽑은 외국인 선수 랜드리 은노코와 이제이 아노시케를 최근 래스터 프로스퍼와 재로드 존스로 교체했다.
존스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포함 21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서 감독은 "장, 단점 모두 연습할 때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며 "밖에서 3점포로 득점을 올려준 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비는 생각보다 실전에서 집중력 있게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록만 보면 kt가 썩 만족할 만한 승리는 아니었다.
이날 kt(28개)는 한국가스공사(45개)에 리바운드를 17개나 더 내줬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로 11개를 더 내줬고, 자유투도 한국가스공사(29개)가 6개 더 얻어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가 이 가운데 13개를 놓치면서 자멸했다.
서 감독은 "양 팀 다 어수룩했다. 좋은 내용의 경기는 아니었다"면서도 "단순히 이겼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지금은 긍정적인 부분만 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출전 기회를 조금씩 얻고 있는 신인 센터 이두원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204㎝의 빅맨 이두원은 드래프트 콤바인에서 맥스 버티컬 리치 348.55㎝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 빅맨 중 최고 높이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고려대 1년 선배이자 팀 동료 하윤기가 지난해 기록한 353.55㎝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서 감독은 "둘을 보유한 kt는 골밑 장악력이 어느 팀보다 강해질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또 둘 사이가 좋아 같이 성장할 것 같다. 함께 있어서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서는 이두원이 보완할 점이 많다. 적어도 올 시즌은 (하)윤기의 백업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4연패를 당한 한국가스공사의 유도훈 감독은 간판 이대성에 대해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대성은 이날 자신의 올 시즌 평균 득점(16점)에 한참 못 미치는 2득점으로 부진했다.
유 감독은 "오른쪽 손목과 허벅지 뒤쪽 부분 등 부상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런 몸이라도 농구를 영리하게 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특히 가드로서 판단력을 주문했다.
그는 "프로선수로서 코트 위에서 판단은 존중한다. 다만 그 판단이 잘못된 게 계속 반복되는 건 좋지 않다"며 "코트 위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다. 영리하게 팀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