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아마추어 골프의 강자 장유빈(21·한체대)이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투어 2023년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장유빈은 29일 충남 태안 솔라고 컨트리클럽 솔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쳐 2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25타로 정상에 올랐다.
장유빈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는 신들린 플레이를 펼친 끝에 2위 박형욱(24)을 무려 7타차로 제쳤다.
7타차 우승은 스릭슨투어 최다 타수 차 우승 타이기록이다.
지난해 4월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장유빈은 작년 8월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 3위에 오르는 등 아마추어 무대 강자다.
스릭슨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2021년 9월 박준홍(22)이 스릭슨투어 16차 대회 정상에 선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장유빈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 코리안투어 진출이라는 또 한 가지 목표에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장유빈은 스릭슨투어 포인트 1만6천점을 받아 포인트 랭킹 1위에 올랐다.
코리안투어와 달리 별도의 시드 없이 대회마다 예선을 거쳐 출전 선수를 정하는 스릭슨투어에서 우승자에게 별도의 특전은 없지만, 아마추어 신분이라도 시즌 종합 포인트 10위 이내에 들면 내년 코리안투어 시드를 받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면 프로로 전향하겠다는 장유빈은 "스릭슨투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서 내년 코리안투어 시드를 획득하고 싶다"면서 "솔라고 컨트리클럽은 국가대표 시절 많은 경기를 뛰어서 익숙하다. 겨울 전지훈련 동안 약점이던 퍼트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첫 대회부터 효과를 봤다"고 기뻐했다.
이날 6타를 줄여 2위(10언더파 132타)를 차지한 박형욱은 우승은 놓쳤지만, 우승 상금 1천600만원을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장유빈이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을 받을 수 없어 우승 상금은 박형욱의 몫으로 돌아갔다.
장유빈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동료 조우영(21)은 공동 3위(8언더파 134타)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개막전을 치른 올해 스릭슨투어는 몇 가지 변화를 맞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0개 대회 모두 TV로 중계방송이 된다는 사실이다.
작년에는 절반이 채 안 되는 8개 대회만 전파를 탔다.
이번 1차 대회도 SBS 골프 중계팀이 현장에 내려와 경기 모습을 담았다. 3라운드로 치르는 10회 대회와 시즌 최종전은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또 연습 그린과 코스 몇군데에 실시간으로 스코어를 볼 수 있다.
방송 카메라와 실시간 스코어 보드의 존재는 경기력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의 압박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정규투어인 코리안투어와 비슷해졌다.
우승자 장유빈은 "방송 카메라가 같이 따라다니니 1부 투어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스릭슨투어는 코리안투어에 우수한 선수를 공급하는 젖줄이다.
2020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김성현(25)과 2022년 한국오픈 우승자 김민규(2), 작년 코리안투어 신인왕 배용준(23)과 장타왕 정찬민(24), 그리고 지난해 대상과 상금왕을 휩쓴 김영수(34) 등이 스릭슨 투어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2020년부터 4년째 스릭슨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던롭스포츠코리아(대표 홍순성)는 스릭슨 투어가 이처럼 코리안투어의 젖줄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장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연간 10억원 넘게 스릭슨투어에 투입하는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상금과 운영비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용품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던롭은 올해 450명의 스릭슨투어 선수들에게 볼과 장갑 등 용품을 지원한다.
스릭슨투어는 각 대회마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모든 대회에 출전한다는 보장이 없다보니 용품 업체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어려움을 헤아린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또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스릭슨투어에 투입하는 투어밴에 상주하는 KPGA 프로 출신 피터를 5명으로 증원하는 등 선수들이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