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노르웨이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2·맨체스터 시티)는 완성형에 가까운 떡잎이다.
홀란은 29일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팀의 3-1 완승에 앞장섰다.
잭 그릴리시의 도움으로 멀티골을 몰아 친 홀란은 이로써 올 시즌 리그 19호, 20호 골을 연달아 터트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유니폼을 입으며 EPL에 입성한 그는 14경기 만에 20골을 기록했다.
EPL에서 역대 가장 적은 경기를 뛰고 20골을 넣은 것이다. 케빈 필립스(21경기)의 기록을 7경기나 단축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을 포함하면 홀란은 올 시즌 공식전 20경기에서 26골을 넣었다.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그는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지도한 제자 중 가장 빨리 25골을 돌파했고, 이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28경기)보다도 빠른 속도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 시즌 동안 62골을 넣는 등 두각을 드러낸 홀란은 EPL에선 더 맹렬한 기세를 보인다.
골을 넣은 경기보다 넣지 못한 경기를 세는 게 훨씬 빠르다. EPL 14경기 중 3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골 맛을 보며 각종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그는 앞서 EPL 개막 5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9골)을 경신했고, 세르히오 아궤로, 미키 퀸(이상 8골) 등을 앞질러 'EPL 데뷔 5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도 작성했다.
또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 5라운드 노팅엄 포리스트전, 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각각 3골을 넣어 EPL 사상 처음으로 홈 3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EPL 데뷔 8경기 만에 해트트릭을 3번이나 달성한 선수도 홀란이 유일하다.
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는 홀란은 또 하나의 대기록을 노린다.
현재 리그 득점 1위인 그는 '최다 골 득점왕'의 타이틀에 도전한다.
역대 EPL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1993-1994시즌 득점왕 앤드루 콜, 1994-1995시즌 득점왕 앨런 시어러(이상 34골)다. 당시에는 팀당 42경기씩 치렀다.
현재의 38경기 체제로 변경된 뒤에는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가 2017-2018시즌 32골을 기록한 게 최다다.
홀란이 지금의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최다 골 기록을 갈아 치우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10골을 더 넣으면 필립스가 1999-2000시즌에 세운 EPL 데뷔 시즌 최다 골 기록(30골)도 넘볼 수 있다.
홀란은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이 모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엔 나서지 못했다. 노르웨이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움을 삼킨 홀란은 독을 품었다.
그는 이날 리즈전 승리 뒤 아마존 프라임과 인터뷰에서 "나는 집에 있었고,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해 조금은 화가 났다"며 "나는 배터리를 충전했다. 월드컵에서 다른 사람들이 승리를 위해 득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자극이 됐고, 동기부여가 됐다. 나는 어느 때보다 배가 고프고,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이 더 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가 현재 최고의 상태는 아니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