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축구황제' 펠레(브라질)의 별세에 함께 슬퍼하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30일(한국시간) AFP,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 이날 세상을 떠난 펠레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펠레의 본명)는 브라질 국민의 뛰어난 아들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그의 재능, 견줄 데 없는 기술, 아름답고 매력적인 플레이 덕분에 축구는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운 좋게도 개인적으로 이 훌륭한 사람과 만나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서 "그에 대한 최고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레는 2017년 12월에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역대 유일하게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펠레는 대장암 등으로 투병하다 30일 오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서 8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펠레는 올해 6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스코틀랜드와 경기를 치르던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글을 올려 "오늘 우크라이나는 조국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다만 90분 만이라도 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춰달라. 폭력이 계속돼야 할 정당한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펠레도 푸틴 대통령과 과거 인연을 언급하며 "2017년 우리가 모스크바에서 만나 웃으며 오래 악수하던 바로 그 당신의 손에 이 상황을 중단시킬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펠레는 종전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천상의 그라운드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