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3년 만의 '농구영신' 매치를 앞둔 프로농구 원주 DB, 전주 KCC의 두 감독은 생애 첫 밤 경기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함께 송년을 맞자는 취지를 반겼다.
2022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10시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는 DB와 KCC 간 농구영신 경기가 열린다.
농구영신은 '농구'와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합한 말로, 농구장에서 경기를 보며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행사다.
2016년부터 이 송년 매치는 매년 관중몰이에 성공하며 KBL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열리지 못했다.
홈팀 DB의 이상범 감독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취재진에 덕담부터 건넸다.
이 감독은 "저녁에 경기하려니까 기분이 묘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라며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 생활 중 처음 해본다. 두 번째라면 (어떻게 준비할지) 답을 알 텐데…"라며 "일단 밤에 열리는 만큼 팀 일정 시간을 조금씩 뒤로 미뤄봤다"고 했다.
이 감독은 "나도 이 경기가 궁금하고, 또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며 "마지막이지 않나. 선수들에게도 오늘에 집중해 모든 걸 쏟아붓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새해는 부상 없는 한 해가 되길 바랐다.
강상재의 부상으로 골밑에서 어려움을 겪은 DB는 에이스 두경민마저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다행히 강상재는 이날 복귀하지만, 부상 이전과 같은 경기력을 바로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이 감독은 "건강이 최고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길 바란다"며 "매 시즌 부상 선수가 나오니 감독으로서는 다른 소원보다도 그걸 바라게 된다"고 했다.
이제는 원주에서 상대 팀 선수로 만나는 KCC의 허웅에게도 덕담을 전했다.
이 감독은 "웅이는 지금 우리 팀에 있을 때보다 여유가 있다. 우리 팀에서 에이스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발전했다"며 "다치지 말고 끝까지 KCC에서 잘 뛰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창진 KCC 감독도 "이 경기에 다들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며 "이때까지는 보기만 했지, (송년 경기를) 해보는 건 처음"이라고 웃었다.
전 감독은 "처음이라 경험이 있는 팀에 물어보고 식사 시간 등을 조정해봤다"며 "한 번도 안 해봤으니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오늘이 중요한 경기, 관심이 제일 많이 쏠리는 경기라는 걸 안다"며 "해를 넘기면서 하는 특별한 경기라는 걸 알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감독의 새해 소망은 '식스맨들의 분발'이었다.
그는 "3라운드 후반에 경기력이 올라왔다. 식스맨들도 더 경기력이 좋아져서 (주전의) 체력도 안배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결국 시즌을 좋은 결과로 마치는 게 제일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어보니) 이기든, 지든 경기에 따른 후유증이 분명히 있다고 하더라. 다행스러운 건 다음 경기가 이틀 뒤"라며 "선수들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