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년을 홈에서 시원한 승리로 마무리한 프로농구 원주 DB 이상범 감독은 "밤 10시 경기라서 몸이 빨리 풀렸다"고 짚었다.
DB는 31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전주 KCC를 102-90으로 꺾었다.
속공 득점을 22-8로 압도한 DB는 4쿼터 한 때 25점까지 격차를 벌릴 정도로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KCC는 무섭게 코트 전역을 뛰어다니는 DB 선수들의 활동량에 2쿼터부터 주도권을 내주더니, 후반에도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에 "평소 오후 7시에 하는 경기보다 몸이 빨리 풀려 후반에는 다들 쥐가 나서 뛰지 못할 정도였다"며 "쥐가 날 때까지 열심히 뛰어준 게 고맙다"고 흡족해했다.
실제로 이날 15득점과 4스틸을 올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한 정호영도 "나는 원래 야간에 운동할 때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정호영은 "물론 10시 경기는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몸이 가벼웠다. 우리 팀 모두가 가벼웠지만, 반대로 상대는 무거워 보였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이 감독은 2022년을 보낸 소회도 전했다.
그는 "2022년 안 좋은 일도 정말 많았다. 그래도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지난달 초 2위까지 올랐던 DB는 6연패를 당하며 추락해 이달 20일 9위까지 떨어졌지만, 일단 이날 승리로 다시 공동 8위는 지켰다.
에이스 두경민의 부상 공백에 고심하는 이 감독은 "올해는 많이 안 다치고 건강하게 뛰었으면 한다"고 새해 덕담을 건넸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 열린 '농구영신' 경기에서 완패한 전창진 KCC 감독은 '밤 10시 경기' 변수가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고 봤다.
전 감독은 "그간 피로가 쌓였고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상대는 잘 뛰었고, 우리는 뛰지 못했다. 그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KCC는 전반 리바운드(12-21), 속공 득점(0-12) 등 각종 수치에서 모두 밀렸다.
앞서 두 감독은 경기 전 오후 10시 경기가 처음이라며 선수단의 컨디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 반 걱정 반'의 심경이라고 밝혔다.
전 감독은 앞서 "처음이라 경험이 있는 팀에 물어보고 식사 시간 등을 조정해봤다"며 "한 번도 안 해봤으니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