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매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새해를 맞아 타 종목의 야외 경기장을 빌려 경기를 펼친다.
'NHL 윈터 클래식'이라 불리는 이 시리즈는 강추위에도 엄청난 열기를 자랑한다.
올해는 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자리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피츠버그 펭귄스와 보스턴 브루인스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펜웨이파크에서 NHL 윈터 클래식이 열리는 건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NHL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인 시드니 크로스비(36·피츠버그)는 수십 년 만에 다시 밟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났다.
NHL 홈페이지는 2일 어린 시절 아이스하키와 야구를 병행했던 크로스비가 드디어 펜웨이파크에서 뛰게 돼 '버킷 리스트'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크로스비는 "어릴 때 보스턴 경기를 보러 펜웨이파크를 갔던 걸 기억한다"면서 "이곳에서의 추억은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하키 강국인 캐나다를 대표하는 선수다.
특히 안방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미국과 2-2로 맞선 연장에 터트린 골든골은 그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크로스비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도 출전해 캐나다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캐나다 출신답게 MLB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지금은 워싱턴 내셔널스로 바뀐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응원했다는 그는 "아이스하키와 야구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지만 정말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하키 스틱을 잡은 지 오래됐지만, 크로스비의 몸은 야구방망이를 기억하고 있다.
지난 2010년 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홈구장인 PNC 파크에서 연습 타격을 하다가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당시 "좌타석에서 나온 크로스비의 부드러운 스윙은 켄 그리피 주니어를 떠올리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제 베테랑 선수가 된 크로스비는 펜웨이파크에서도 홈런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아직 공을 넘길) 힘이 남았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