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동남아시아의 월드컵'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박항서호 베트남이 4강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일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마지막 4차전에서 필리핀에 2-1로 이겼다.
3승 1무를 기록한 인도네시아(승점 10·골득실 +9)는 이날 캄보디아에 3-1로 이긴 태국(3승 1무·승점 10·골득실 +11)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신 감독과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4강에서 지략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A조 2위인 인도네시아는 B조 1위와 4강전을 치르는데, 베트남이 현재 B조 선두(승점 7·2승 1무)를 달리고 있다.
3일 치러지는 B조 최종전에서 베트남은 약체인 4위(승점 7·1무 2패) 미얀마를 상대하기 때문에 조 1위로 4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한국인 사령탑인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가 인도네시아와 4강에서 격돌하게 될 가능성도 희박하게나마 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B조 3위(승점 6·2승 1패)에 자리해 있는데, 싱가포르와 최종전을 치른다.
베트남과 미얀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3일 오후 9시 30분 일제히 킥오프한다.
인도네시아는 B조 1위와 6일(홈)과 9일(어웨이), 홈 앤드 어웨이로 맞붙어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2020년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미쓰비시컵 우승까지 두 계단만을 남겨뒀다.
신 감독은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2021년에 열린 직전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지휘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차례 한 인도네시아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캄보디아(승점 6·2승 2패), 필리핀(승점 3·1승 3패), 브루나이(4패)가 차례로 A조 3∼5위에 자리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초반 일본계 윙어 히카루 미네기시의 빠른 발을 앞세운 필리핀의 공격에 다소 고전하는 듯했으나 전반 21분 덴디 술리스티야완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덴디는 왼쪽에서 프라타마 아르한이 올린 롱스로인을 헤더로 마무리해 득점했다.
인도네시아는 기세가 꺾인 필리핀을 두들겼고, 전반 43분 추가골을 뽑았다.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사딜 람다니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더니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골대 오른쪽 가장자리에 꽂아 2-0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조 1위로 4강에 오르기 위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으나 후반전 여러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더니 후반 38분 세바스티안 라스무센의 헤더에 실점했고, 결국 조 2위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