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스페인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가 구단 역사성 처음으로 선발명단에 스페인 선수를 한 명도 넣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레알 마드리드는 8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비야레알의 에스타디오 데 라 세라미카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6라운드 비야레알과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후반 2분 비야레알 예레미 피노에게 선제골을 내준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15분 카림 벤제마의 페널티킥골로 균형을 되찾았으나 3분 뒤 헤라르드 모레노에게 역시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패배로 시즌 2패째(12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38에 머물렀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맞수 바르셀로나(승점 38·12승 2무 1패)에 이은 리그 2위를 유지했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의 패배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이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공격수 벤제마(프랑스)·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페데리코 발베르데(우루과이)를 필두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오렐리앵 추아메니(프랑스)·토니 크로스(독일), 수비수 페를랑 멘디(프랑스)·다비드 알라바(오스트리아)·안토니오 뤼디거(독일)·에데르 밀리탕(브라질), 그리고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벨기에)로 선발진을 꾸렸다.
국적별로는 프랑스 3명을 비롯해 브라질과 독일 2명씩, 그리고 크로아티아·벨기에·오스트리아·우루과이 출신 1명씩이 포함됐다.
스페인 출신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1902년 창단한 레알 마드리드가 공식 경기에서 스페인 선수 없어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것은 121년 구단 역사상 최초다.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셰리프(몰도바)와 원정경기(1-2 패)처럼 종료 휘슬이 울릴 때 그라운드에 서 있던 11명이 모두 스페인 출신이 아닌 적은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스페인 선수 없이 시작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마르카에 따르면 비야레알전은 레알 마드리드에는 통산 4천435번째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이래저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