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박항서(64)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사령탑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16일 밤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베트남과 태국은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 때문에 2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유리한 쪽은 태국이다.
홈 경기를 남긴데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2차전에서 0-0, 1-1로 비기더라도 우승컵은 태국 차지가 된다.
베트남이 우승하려면 승리하거나 비기더라도 3골 이상 넣어야 한다. 만약 2-2로 비기면 연장전을 치른 뒤 그래도 승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승부차기에 들어간다.
태국은 지난해 1월 미쓰비시컵의 전신 스즈키컵에서 우승했고, 당시 준결승에서 베트남을 2-0으로 물리쳤다.
반면 지난해 5월 열린 동남아시안(SEA) 게임 결승에서는 베트남이 1-0으로 태국을 꺾어 한 차례씩 승패를 주고받았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 9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이전까지 동남아에서도 중위권 팀이던 베트남을 지역 최강팀으로 조련했다.
2018년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에 10년 만에 우승컵을 안긴 박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해 중국을 꺾고 일본과 비기는 등 선전했다.
2019년과 지난해 SEA 게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냈다.
이런 빛나는 성과로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은 이달 초에는 베트남 스포츠 당국이 선정하는 베트남 최고의 외국인 지도자상도 받았다.
13일 1차전은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였는데, 관중석에는 '감사합니다, 박'(Thank you, Park)이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박항서 감독은 11일 열린 베트남 최고 외국인 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제게는 5년 동안 베트남 대표팀과 동행을 끝내는 한 해"라며 "귀중한 상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 감독은 "미쓰비시컵 결승전까지 잘 마무리해야 임무를 완수한 것"이라며 "결승전을 잘 치러서 베트남 국민께 꼭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태국과 결승 1차전을 앞두고는 "베트남 감독을 5년 하면서 동남아시아 팀에 딱 한 번 패했다"며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 태국에 당한 패배 설욕을 벼르기도 했다.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꾸는 감독은 1차전을 끝낸 뒤 인터뷰에서 "태국이 유리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 포기할 이유는 없다"며 "우리가 (2차전을) 이기면 우승"이라고 필승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