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안홍석 기자 = '더티 파울' 논란에 휩싸인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전성현(32)이 "악의적인 반칙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2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경기에서 수원 kt 정성우(30)에게 가한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과 이어진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전셩현은 kt전 2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정성우가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에 나서자 따라붙다가 문제의 파울을 범했다.
정성우가 슛을 위해 도약하려 할 때 전성현이 뒤에서 밀어버렸다.
공중에 뜨면서 중심을 잃은 정성우는 넘어지며 광고판에 부딪혔다. 자칫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전성현은 "(정)성우가 나보다 빨라서 앞지르려는 과정에서 내가 부딪히며 스텝이 살짝 꼬였다. 반사적으로 팔이 나가서 접촉이 생겼다"면서 "악의적으로 파울하려고 했다면, 성우가 점프한 뒤 내가 그 밑으로 들어가거나, 몸통으로 세게 부딪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 이후 항의하며 다가서는 정성우에게 전성현이 웃으며 삿대질한 장면은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전성현은 76경기 연속 3점 성공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리그 최고 슈터다.
그런 전성현의 '인성'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실망하는 팬들이 많다.
이에 대해 전성현은 "파울 이후 벤치 쪽을 보느라 성우의 상황을 못 봤다"면서 "당황해서 웃음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기 영상을 보면, 정성우가 넘어질 때 전성현은 반대편을 보고 있다.
다음은 전성현과의 일문일답.
-- 어제 상황에 관해서 설명하자면.
▲ 서로 스피드가 붙은 상황에서 성우가 나보다 빨라서 앞지르려는 과정에서 제가 부딪히며 스텝이 살짝 꼬였다. 그러다 보니 반사적으로 팔이 나가서 접촉이 생겼다. 악의적인 파울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악의적이라면, 성우가 점프하면 내가 그 밑으로 들어가거나, 몸통으로 세게 부딪치지 않았겠나. 그것만큼은 결코 아니다.
-- 파울 이후 행동에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사실 난 파울 이후 벤치 쪽을 보느라 성우의 (넘어진) 상황을 못 봤다. 그러다가 성우 쪽을 보는 순간, 성우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다가왔다. 성우가 떨어진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내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다. 농구장에서 상대 선수와 언쟁이 붙은 것은 학창 시절 포함해서 이번이 처음이다. 난 수비를 거칠게 하거나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 정성우 선수가 나가떨어진 상황을 확인했더라면 바로 사과를 했을 것이고, 이렇게 커질 일도 아니었다는 뜻인가.
▲ 물론 그렇다. 코트에서 하루 이틀 보는 사이도 아니고, 농구판에서 중·고·대학교 때까지 계속 같이 운동해온 사이다. 팬 여러분도 많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매너 없는 행동을 해서) 득이 될 게 뭐가 있겠나.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시비가 붙은 것으로 생각해 '얘가 왜 이러지'하는 생각에 당황해서 웃음이 나온 것 같다. 팬 여러분께서 오해할만한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성우가 넘어진 걸 못 본 것도 당연히 제 잘못이다. 어떤 상황이 생긴 거 같으면 잘 확인했어야 한다.
-- 정성우 선수와는 경기 후에 따로 풀었나.
▲ 통화해서 어제 상황 미안하다고 했더니, 성우도 자기가 부상 후 복귀전이라 예민했던 것 같다며, 형에게 대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며 미안하다고 하더라. 서로 미안하다고 하며 잘 마무리했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이런 일이 벌어져 실망하신 분이 많으실 것 같다. 제 대처가 잘못됐고, 앞으로는 이런 모습 보이지 않도록 더 신경 쓰며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성우와도 잘 풀었으니,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