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AS 로마를 이끄는 조제 모리뉴 감독(60·포르투갈)이 한국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27) 영입을 원했지만 구단의 시원치 않은 반응에 단념해야 했던 토트넘(잉글랜드) 시절 일화를 공개했다.
영국 토크스포츠 등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28일(현지시간) 나폴리와 2022-2023 세리에A 20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나폴리 선수 한 명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김민재를 언급했다.
모리뉴 감독은 "그 선수와 영상통화로 대화를 나눴다. 토트넘 시절 그를 영입하길 원했지만 토트넘이 날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그 선수를 데려오는 데 1천만유로(약 134억원)가 들었는데, 토트넘은 500만유로만 제시했다"며 "700∼800만유로만 냈어도 거래가 성사됐을 텐데 구단은 더 돈을 쓰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9년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고 1년 6개월가량 손흥민(31)을 지도했다.
모리뉴 감독은 "그 친구와 2, 3회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정말 (토트넘에) 오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그 '형편없다'던 선수가 바로 김민재"라고 돌아봤다.
당시 토트넘이 모리뉴 감독의 안목을 믿지 않고 김민재를 평가절하한 탓에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모리뉴 감독의 토트넘 재임 시절 김민재는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뛰고 있었다.
그의 구상대로 됐다면 김민재와 손흥민은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토트넘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됐을 터다.
모리뉴 감독은 김민재가 후방을 지키는 나폴리가 사실상 리그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나폴리가 이미 스쿠데토(우승팀이 다음 시즌 유니폼에 붙이는 방패 문양)를 차지했다고 본다. 그럴 만한 팀이라 축하를 전한다"며 "훌륭한 감독이 이끄는 멋진 팀이다. 위협할 만한 상대가 없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결과를 얻기 위해 원정을 떠나는 것"이라며 맞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투지도 전했다.
리그 19경기에서 16승 2무 1패를 거둔 나폴리(승점 50)는 일찌감치 선두 자리를 굳혔다.
2위 인터 밀란(13승 1무 6패·승점 40)과 승점 차는 10, 3위 AC 밀란(11승 5무 3패·승점 38)과는 12다.
나폴리의 고공행진에는 김민재의 공이 적지 않다.
첼시(잉글랜드)로 떠난 팀의 터줏대감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낙점된 김민재는 리그 19경기 중 18경기에 나서 나폴리의 최소 실점을 이끌고 있다.
나폴리는 46골을 뽑아내는 동안 실점은 14골에 그쳤는데, 이는 세리에A 20팀 가운데 가장 좋은 수치다.
로마(승점 37)는 11승 4무 4패로 6위에 자리해 있다. 두 팀의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4시 45분에 킥오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