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호주로 전지 훈련을 떠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화두는 몹시 분한 심정에 이를 가는 '절치부심'으로 요약된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 61명은 29일 호주 시드니로 떠나 3월 6일까지 강도 높은 담금질로 2023년 정규리그를 준비한다.
출국 전 인터뷰에 응한 이승엽 감독과 주장 허경민 모두 명가의 재건을 뛰어넘는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었다.
먼저 이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해 9위라는 성적에 억울함을 크게 느낄 것 같다"며 "지난해의 실수를 올해까지 이어간다면 팀에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에는 두산 선수들이 '실수했구나'라고 많은 팬이 생각할 수 있도록 다시 팀을 완성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가 지난해에는 9위에 머물렀다.
가을 야구의 최정점에서 급격한 추락을 겪은 두산은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기고 당대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를 다시 데려와 일신한 모습으로 2023시즌 시작을 벼른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사령탑에 데뷔하는 이 감독이 신경 써야 할 구석은 한두 개가 아니지만, 한 해 프로야구 최후의 승부에서 7년 연속 판을 뒤흔든 선수들의 자부심과 저력에 크게 기대하고 올해 농사의 첫발을 뗐다.
실수는 지난해뿐이었다는 점을 이 감독과 선수들이 증명해야 한다.
선수를 대표한 허경민의 발언도 인상적이었다.
허경민은 "지난해 텅 빈 야구장에서 경기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너무 행복하게 야구를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팬들은 (선수의) 성장을 보러 오시는 게 아니라 승리를 보러 오시는 거라고 많이 느꼈다"고 했다.
승리해야 팬들이 온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던 허경민은 올해 선수들에게 이를 강조할 참이라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또 "양의지라는 든든한 기둥이 우리 팀에 와서 같은 선수로서 기대하는 부분도 크지만,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좀 더 잘해서 의지형과 함께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혀 명가 두산을 지탱해 온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희망하기도 했다.
선수만 46명을 대동한 이승엽 감독은 옥석을 확실하게 가려 4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치르는 정규리그 개막전에 나설 정예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