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도로부터 연간 100억원 안팎의 도비를 지원받는 경남도민프로축구단(이하 경남FC)에서 출장비 부당 수령, 공용차량 사적 이용 등 부적정 사항이 잇따라 적발됐다.
경남도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2일까지 경남FC의 보조금 집행실태에 대해 실시한 특정감사 결과 총 9건의 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주요 지적사항을 보면 경남FC는 직원 23명이 사전에 출장신청을 하지 않거나 출장명령 결재를 받지 않는 등 총 225차례나 무단 출장을 수행했는데도 출장여비 1천300만원 상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했다.
특히 한 직원은 취소한 KTX 영수증을 고의로 첨부해 총 132건, 759만원의 출장비(KTX 이용요금)를 부당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은 원정경기 때는 운영비를 활용해 선수단 및 직원 숙소를 지인에게 제공하고, 본인은 별도의 다른 숙소를 이용해 숙박비로 82만원(11건)을 수령하기도 했다.
경남FC에서는 사내 규정을 자의적으로 변경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공용차량을 361차례 사적용도로 사용하고, 주유비 등으로 410만원 상당을 부당하게 지출한 점도 확인됐다.
배차 신청·승인 없이 공용차량을 운행하고, 차량 운행일지를 작성하지 않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2020년부터 3년 가까이 통행료 및 주유비로 1천900만원 상당을 집행한 점도 지적됐다.
안면인식기 등을 통한 출·퇴근 기록이 없어 실제 초과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데도 직원 24명에게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천800만원 상당의 초과근무수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남도 감사위는 이밖에도 보조금 부당 대체지급 처리 등 보조사업 집행관리·정산 소홀, 해외전지훈련 계약 업무처리 부적정, 전자결재시스템 도입 후 방치 등을 확인했다.
감사위는 경남도 체육지원과에 이런 결과를 통보하면서 이 중 출장여비 부당 지급 및 공용차량 이용 관련 총 2건에 대해서는 수사의뢰 했다.
이와 더불어 경남FC가 소관 부서임에도 지도·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체육지원과에 주의 조치를 하고, 경남FC로 파견돼 근무한 직원 2명에게는 경징계를, 지도·감독에 소홀한 담당 공무원 등 6명에게는 훈계 처분을 했다.
또 경남FC에서 부적정하게 집행한 보조금 2천900만원 상당은 회수하도록 시정조치함과 동시에 직접 시정이 어려운 5억2천800만원 상당에 대해서는 자체 회수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경남도는 이날 감사위 감사 결과 발표와 동시에 경남FC 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혁신안도 발표했다.
경남FC는 도민구단으로 현재는 도지사가 당연직 구단주로 돼 있지만, 경남도는 도지사 또는 도지사가 지명하는 사람으로 구단주 문호를 확대하는 등 경영진 전면 재구성과 조직개편에 나선다.
구단의 재정자립화를 위해서는 민선 8기 임기 내 재정자립화 50% 달성, 지역기업 후원 참여 확대, 경영진과 직원 대상 목표관리제 도입(후원금 유치액의 10% 성과포상금 지급) 등을 추진한다.
현재 2부로 있는 경남FC가 민선 8기 임기 내 1부 리그에 진출토록 하고, 실패 때 도민 의견을 수렴해 구단 해체 또는 K-3 리그 하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구단 내 엄정한 기강확립을 위해 중점 비위행위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한다.
경남도는 앞서 경남FC 내부에서 제기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과 관련해 조사 등을 거쳐 최근 가해자 2명에게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2개월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고강도 혁신을 통해 도민들이 응원하고 손뼉 치는 건강한 도민프로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