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손흥민(31)이 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영화 '데드풀'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7)가 소유한 팀과 맞붙을 가능성이 생겼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간) 진행된 2022-2023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16강) 대진 추첨 결과, 셰필드 유나이티드(2부)와 렉섬(5부) 중 승자와 원정 경기로 맞붙게 됐다.
이 두 팀은 지난 30일 펼쳐진 4라운드 경기에서 3-3으로 비겨 재경기를 앞두고 있다.
1864년 창단돼 무려 1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렉섬은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팀이다.
2020년 11월 레이놀즈가 동료 배우 롭 매컬헤니와 함께 250만달러(약 31억원)에 인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셰필드전 현장을 찾은 레이놀즈는 경기 전 영국 BBC방송에 "축구를 너무 사랑해서 이제는 싫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매번 (렉섬의) 경기마다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서성거리게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이 팀이) EPL로 가는 것"이라며 "당장 언제 가능한지 날짜를 제시하진 못하지만, 이론상 5부 팀이 EPL로 가는 게 가능한데 우리라고 못할 게 뭐냐. 우리는 끝까지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런 포부처럼 셰필드와 경기에서 렉섬은 후반 41분 터진 폴 멀린의 득점으로 3-2로 앞서며 챔피언십 2위 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존 이건에게 '극장 골'을 얻어맞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렉섬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22일 올더숏 타운과 5부리그 경기 중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하기도 했다.
세리머니를 주도한 미드필더 엘리엇 리는 당시 취재진 질의에 "내 친구 톰 로키어가 웨일스 대표팀에서 토트넘의 벤 데이비스와 함께 뛰었다. 데이비스에게 손흥민이 렉섬 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토트넘은 지난 7일 3부리그 포츠머스와 3라운드(1-0 승)에서 해리 케인의 결승 골로 32강에 올랐고, 지난 29일 4라운드에서는 2부 프레스턴 노스 엔드를 3-0으로 대파해 16강에 안착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108일 만에 멀티 골을 터뜨리며 케인이 결장한 팀의 전방을 책임졌다.
FA컵에서 최근 3시즌 연속으로 16강에서 탈락한 토트넘은 1990-1991시즌 이후 3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 후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2부 브리스틀 시티와 원정 경기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같은 EPL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홈에서 맞는다.
< 2022-2023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 대진 >
사우샘프턴-루턴 타운 또는 그림즈비 타운
레스터 시티-블랙번 로버스 또는 버밍엄 시티
스토크 시티-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렉섬 또는 셰필드 유나이티드-토트넘 홋스퍼
풀럼 또는 선더랜드-리즈 유나이티드
브리스틀 시티-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입스위치 타운 또는 번리-셰필드 웬스데이 또는 플리트우드 타운